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하미나 작가와 함께하는 자기돌봄워크숍;여는글방 첫 번째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2-11-16 22:03
조회
64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보라마녀가 가장 좋아하는 <자기돌봄워크숍;나를 돌봄, 서로 돌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자기돌봄워크숍;여는글방> 첫 번째 후기입니다.

프로그램 홍보를 시작하자마자 초특급으로 신청자가 폭주했던 <자기돌봄워크숍;여는글방>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함께 글을 쓰고 싶은 하미나, 홍승은 작가 두 분이 진행해 주시는데요. 앞으로 5주간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은책방461’에서 월요일 저녁시간을 글쓰기 열기로 가득 채워주실 하미나 작가님의 ‘여는글방’이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작가님에 대한 팬심으로 참가 신청을 하신 분, 글을 잘 쓰고 싶지만 혼자서는 자신이 없어서 신청하신 분,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잘 만나고 싶은 분,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즐거운 분 등등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8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글을 배우고 싶어도 서당에 다닐 수 없어서 담 너머로 혹은 문밖에서 글 공부를 했던 옛날 사람들처럼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밖에서 귀를 쫑긋하며 참관한 ‘하미나 작가님의 여는글방’ 첫 번째 시간 이야기 사알짝 들려드릴게요.
진행자 소개를 먼저 해 주셨어요. ‘하미나’가 작가님의 본명이 아니라는 사실에 모두가 깜짝 놀라는 소리가 밖까지 들렸어요. 아마도 우리에게 필명은 뭔가 기존 이름과는 다르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만든다는 생각들이 있어서였을까요. 논픽션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했었는데 요즘은 픽션과 논픽션에 대한 경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그냥 작가라고 본인을 소개한다고 하셨어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을 쓰셨고 곧 새로운 책이 나올 거라 하셔서 참가자들이 일제히 “오~~~~!!!!” 했답니다.

글쓰기 워크숍에 대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해 주셨는데요. 목표는 ‘나의 이야기를 사소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나의 글을 쓰고 우리의 글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경험을 재해석합니다.’ 라고 하셨어요. 중요한 말이니까 밑줄 쫙.
5주 동안 진행될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셨고 참가자들이 해야 할 일도 이야기하셨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5주 동안 빠지지 않고 출석하기(숙제를 안 했어도 나타나기)예요. 바쁜 일상 속에서 꾸준히 글을 쓰고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중간에 숙제를 못하면 빠지고 싶은 유혹에 드는 경험 다들 있으시잖아요. 한번 빠지면 다음에 또 빠지게 되구요. 이번 참가자들은 모두 첫 시간의 결심을 신청할 때 마음을 주우욱~~~~ 가져가시길 바래요.
워크숍에 참여하는 동안은 필명을 쓰자고 하셨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자아와 글 쓰는 자아를 분리하면 좋을 것 같고 참가자들끼리 친밀하지만 낯선 사이 일수 있어서 다른 곳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이곳에서 할 수도 있으니 위계가 만들어지지 않는 별칭으로 부르면 좋겠다고 제안하셨어요. 더불어 좋은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함께 글을 쓰고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작가님의 이야기 중에 아래 이야기가 인상에 남았어요.
‘글쓰기는 계속해서 글 쓰는 나와 글을 읽는 독자 사이의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 나의 위치성이 어디 있는지 잘 파악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 내가 쓴 글을 나와는 다른 집단의 누군가가 읽을 수도 있으니까 나와 내가 친밀한 사람들을 뛰어넘는 글을 쓸 수 있어야. 글과 글쓴이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받으면 대답하고 변명하고 싶어지는데 그 오해를 견디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쓰고 나면 그 글은 내 손을 떠나게 됨. 글 안에서 충분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연습을 해야 한다. 글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지 말고 글로써 판단하기를. 글 쓴 사람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글을 판단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한편의 글로 섣불리 판단할 수 있을까? 글은 글로 보자.’
워크숍 규칙도 간단히 나누고 두근두근 첫 번째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글쓰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질문하며
“글쓰기와 나의 관계” 에 대한 글을 써보았는데요.
참가자들이 짧게 적어 나눈 이야기들을 살짝 공유합니다.
-일기와 편지를 주로 쓴다. 일기는 기분이 안 좋을 때만 주로 내 감정을 쏟아내는 도구여서 쓰고 나면 보고 싶지 않았다. 편지는 누군가에게 쓰게 되는데 내 마음 전달이 잘 안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실용적인 내용으로 글을 썼다. 일기를 써도 아이디어를 적는다. 에세이도 잘 안 읽는다.
-20대 초반까지는 다짐하는 글 위주.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데 우울하거나 그럴 때 쓰는 데 글을 쓰면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해방감을 느낌. 픽션을 쓰고 싶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원하는 이야기 쓰고 싶은데 어렵다.
-일기를 많이 씀. 누가 볼까 봐 비밀 파일로 만들어 둔다. 감정을 다 쏟아내는 글을 쓴다. 일기를 쓰다 보면 내 생각을 알게 됨. -20살부터 매일 일기 씀. 나만 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글을 씀. 털어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씀. 감정이 힘들 때 쓰는 글. 나를 알게 됨. 그러다 보니부정적인 감정만 들여다보게 됨.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혼자 감내한다는 것을 깨달아서 이제는 그런 내용의 일기를 쓰지 않음. 이제는 긍정적인 경험들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여기도 왔음.
-힘들 때 나를 들여다보게 되어서 일기를 씀. 심리 상담을 받고 있어서 받고 나면 내용을 복기하면서 글을 씀. 적는 행위 자체가 안정감을 줌. 나중에 보지 않아도 쓰는 행위 자체가 위안을 주어서 메모라도 적음. 일정도 적고. 메일링 서비스에 답장을 함. 예전에는 시나 소설도 써봤는데 가상의 이야기를 쓰는 재주는 없는 것 같다. 시가 더 좋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밖에 할 게 없었음. 이미지보다 문자가 친숙하고 이미지보다 문자에 의존해서 이해하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림을 그릴 때도 이미지를 보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하고 그리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이미 열심히 글을 쓰고, 글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네요.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느 순간 보는 것을 받아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보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쓴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내 생각을 거치고 글로 나오면 오히려 왜곡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미나 작가님이 얘기하신 내용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시작된 소개하기 워크숍.
2인 1조로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방을 대신 소개합니다. 편하게 드러내고 싶은 만큼 서로에 대해서 완벽하게 소개해야 한다는 압박도 버리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아. 진짜요?’, ‘아. 그렇구나.’, ‘아아하~~~’ 웃음과 나지막한 긍정과 수긍과 납득의 말들이 오고 갑니다.
작가님이 감탄하실 정도로 기억력이 대단한 분들이 모였나 봅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좋아하는 것, 기억들, 오늘의 경험, 좋아하는 취향, 색깔 등등 상대방을 너무나 다채롭고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본격적으로 즉석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시간은 신화를 모티브로 작가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주셨어요.
“사람들은 미지의 것을 만났을 때 설명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압도적인 자연재해를 만났을 때 사람들은 설명하고 싶고 설명을 붙이게 되는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옛사람들은 신화라는 형태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누이트 신화, 창조 신화 등 신화를 공유해 주셨고 자기가 좋아하는 신화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정말 다양한 신화들이 있지만 우리가 의외로 알고 있는 신화는 몇 가지 없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했어요.
이어지는 글쓰기는 자기만의 창조 신화 써 보기.
자기 몸의 탄생, 세계, 자연의 탄생을 써도 좋다고 하셨어요. 20여 분 정도 즉석에서 글쓰기를 하고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 글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월요일 늦은 저녁의 3시간이 어느 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밖은 어둡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속에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조금 더 자라지 않았을까요?그 열망을 이어갈 숙제는 ; 자기만의 연보 써 오기(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두 번째 시간에는 어떤 글들이 쓰일지 너무나 기대되는 월요일 밤입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좀 더 편안하게 글쓰기, 이야기 나누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센터에서도 장소를 잘 준비할게요. ‘여는글방’은 다음주에 다시 열립니다.

PS: 요 컴퓨터처럼 보이는 기계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장치입니다. 통역사님이 수업 내용을 청각장애인 참가자의 휴대폰으로 전달해 주는 거랍니다. 이번 워크숍에는 듣는 것이 불편한 참가자분이 계십니다. 사전에 참가 문의를 주셨고 센터에서는 참여를 원하는 모든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를 거쳐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프로그램 홍보를 시작하자마자 초특급으로 신청자가 폭주했던 <자기돌봄워크숍;여는글방>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함께 글을 쓰고 싶은 하미나, 홍승은 작가 두 분이 진행해 주시는데요. 앞으로 5주간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은책방461’에서 월요일 저녁시간을 글쓰기 열기로 가득 채워주실 하미나 작가님의 ‘여는글방’이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작가님에 대한 팬심으로 참가 신청을 하신 분, 글을 잘 쓰고 싶지만 혼자서는 자신이 없어서 신청하신 분,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잘 만나고 싶은 분,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즐거운 분 등등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8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글을 배우고 싶어도 서당에 다닐 수 없어서 담 너머로 혹은 문밖에서 글 공부를 했던 옛날 사람들처럼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밖에서 귀를 쫑긋하며 참관한 ‘하미나 작가님의 여는글방’ 첫 번째 시간 이야기 사알짝 들려드릴게요.
진행자 소개를 먼저 해 주셨어요. ‘하미나’가 작가님의 본명이 아니라는 사실에 모두가 깜짝 놀라는 소리가 밖까지 들렸어요. 아마도 우리에게 필명은 뭔가 기존 이름과는 다르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만든다는 생각들이 있어서였을까요. 논픽션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했었는데 요즘은 픽션과 논픽션에 대한 경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그냥 작가라고 본인을 소개한다고 하셨어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을 쓰셨고 곧 새로운 책이 나올 거라 하셔서 참가자들이 일제히 “오~~~~!!!!” 했답니다.

글쓰기 워크숍에 대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해 주셨는데요. 목표는 ‘나의 이야기를 사소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나의 글을 쓰고 우리의 글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경험을 재해석합니다.’ 라고 하셨어요. 중요한 말이니까 밑줄 쫙.
5주 동안 진행될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셨고 참가자들이 해야 할 일도 이야기하셨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5주 동안 빠지지 않고 출석하기(숙제를 안 했어도 나타나기)예요. 바쁜 일상 속에서 꾸준히 글을 쓰고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중간에 숙제를 못하면 빠지고 싶은 유혹에 드는 경험 다들 있으시잖아요. 한번 빠지면 다음에 또 빠지게 되구요. 이번 참가자들은 모두 첫 시간의 결심을 신청할 때 마음을 주우욱~~~~ 가져가시길 바래요.
워크숍에 참여하는 동안은 필명을 쓰자고 하셨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자아와 글 쓰는 자아를 분리하면 좋을 것 같고 참가자들끼리 친밀하지만 낯선 사이 일수 있어서 다른 곳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이곳에서 할 수도 있으니 위계가 만들어지지 않는 별칭으로 부르면 좋겠다고 제안하셨어요. 더불어 좋은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함께 글을 쓰고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작가님의 이야기 중에 아래 이야기가 인상에 남았어요.
‘글쓰기는 계속해서 글 쓰는 나와 글을 읽는 독자 사이의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 나의 위치성이 어디 있는지 잘 파악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 내가 쓴 글을 나와는 다른 집단의 누군가가 읽을 수도 있으니까 나와 내가 친밀한 사람들을 뛰어넘는 글을 쓸 수 있어야. 글과 글쓴이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받으면 대답하고 변명하고 싶어지는데 그 오해를 견디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쓰고 나면 그 글은 내 손을 떠나게 됨. 글 안에서 충분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연습을 해야 한다. 글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지 말고 글로써 판단하기를. 글 쓴 사람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글을 판단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한편의 글로 섣불리 판단할 수 있을까? 글은 글로 보자.’
워크숍 규칙도 간단히 나누고 두근두근 첫 번째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글쓰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질문하며
“글쓰기와 나의 관계” 에 대한 글을 써보았는데요.
참가자들이 짧게 적어 나눈 이야기들을 살짝 공유합니다.
-일기와 편지를 주로 쓴다. 일기는 기분이 안 좋을 때만 주로 내 감정을 쏟아내는 도구여서 쓰고 나면 보고 싶지 않았다. 편지는 누군가에게 쓰게 되는데 내 마음 전달이 잘 안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실용적인 내용으로 글을 썼다. 일기를 써도 아이디어를 적는다. 에세이도 잘 안 읽는다.
-20대 초반까지는 다짐하는 글 위주.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데 우울하거나 그럴 때 쓰는 데 글을 쓰면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해방감을 느낌. 픽션을 쓰고 싶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원하는 이야기 쓰고 싶은데 어렵다.
-일기를 많이 씀. 누가 볼까 봐 비밀 파일로 만들어 둔다. 감정을 다 쏟아내는 글을 쓴다. 일기를 쓰다 보면 내 생각을 알게 됨. -20살부터 매일 일기 씀. 나만 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글을 씀. 털어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씀. 감정이 힘들 때 쓰는 글. 나를 알게 됨. 그러다 보니부정적인 감정만 들여다보게 됨.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혼자 감내한다는 것을 깨달아서 이제는 그런 내용의 일기를 쓰지 않음. 이제는 긍정적인 경험들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여기도 왔음.
-힘들 때 나를 들여다보게 되어서 일기를 씀. 심리 상담을 받고 있어서 받고 나면 내용을 복기하면서 글을 씀. 적는 행위 자체가 안정감을 줌. 나중에 보지 않아도 쓰는 행위 자체가 위안을 주어서 메모라도 적음. 일정도 적고. 메일링 서비스에 답장을 함. 예전에는 시나 소설도 써봤는데 가상의 이야기를 쓰는 재주는 없는 것 같다. 시가 더 좋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밖에 할 게 없었음. 이미지보다 문자가 친숙하고 이미지보다 문자에 의존해서 이해하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림을 그릴 때도 이미지를 보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하고 그리는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이미 열심히 글을 쓰고, 글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네요.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느 순간 보는 것을 받아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보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쓴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내 생각을 거치고 글로 나오면 오히려 왜곡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미나 작가님이 얘기하신 내용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시작된 소개하기 워크숍.
2인 1조로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방을 대신 소개합니다. 편하게 드러내고 싶은 만큼 서로에 대해서 완벽하게 소개해야 한다는 압박도 버리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아. 진짜요?’, ‘아. 그렇구나.’, ‘아아하~~~’ 웃음과 나지막한 긍정과 수긍과 납득의 말들이 오고 갑니다.
작가님이 감탄하실 정도로 기억력이 대단한 분들이 모였나 봅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좋아하는 것, 기억들, 오늘의 경험, 좋아하는 취향, 색깔 등등 상대방을 너무나 다채롭고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본격적으로 즉석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시간은 신화를 모티브로 작가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주셨어요.
“사람들은 미지의 것을 만났을 때 설명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압도적인 자연재해를 만났을 때 사람들은 설명하고 싶고 설명을 붙이게 되는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옛사람들은 신화라는 형태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누이트 신화, 창조 신화 등 신화를 공유해 주셨고 자기가 좋아하는 신화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정말 다양한 신화들이 있지만 우리가 의외로 알고 있는 신화는 몇 가지 없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했어요.
이어지는 글쓰기는 자기만의 창조 신화 써 보기.
자기 몸의 탄생, 세계, 자연의 탄생을 써도 좋다고 하셨어요. 20여 분 정도 즉석에서 글쓰기를 하고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 글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월요일 늦은 저녁의 3시간이 어느 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밖은 어둡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속에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조금 더 자라지 않았을까요?그 열망을 이어갈 숙제는 ; 자기만의 연보 써 오기(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두 번째 시간에는 어떤 글들이 쓰일지 너무나 기대되는 월요일 밤입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좀 더 편안하게 글쓰기, 이야기 나누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센터에서도 장소를 잘 준비할게요. ‘여는글방’은 다음주에 다시 열립니다.

PS: 요 컴퓨터처럼 보이는 기계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장치입니다. 통역사님이 수업 내용을 청각장애인 참가자의 휴대폰으로 전달해 주는 거랍니다. 이번 워크숍에는 듣는 것이 불편한 참가자분이 계십니다. 사전에 참가 문의를 주셨고 센터에서는 참여를 원하는 모든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를 거쳐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