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작은책방461, 북클럽 1기 <넬라의 비밀약방> 여섯 번째 만남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3-03-31 15:00
조회
60
처음 10번의 독서모임을 기획했을 때 참여자들에게 너무 길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권의 책을 그 만큼 꼼꼼히 나눠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고 다행히 참여하신 분들이 지루함보다는 꼼꼼한 책 읽기에 호응을 해 주셔서 6번째 모임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겨울바람이 차가운 2월에 모임을 시작했는데 어느 새 계절이 바뀌고 있네요. 아마도 모임이 끝날 때쯤이면 다시 한번 계절이 바뀌지 않을까 날씨에 대한 이야기로 모임을 시작합니다. 오늘 모임이 끝나고 고궁으로 꽃 구경을 가신다는 희망님 이야기에 너무 일찍 핀 꽃에 대한 이야기, 각자 보낸 지난 일주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넬라의 비밀 약방’ 책도 이제 결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초반에 궁금했던 내용들이 이제 하나둘씩 그 비밀을 드러내고 그 만큼 이야기 나눌 거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책 내용에서 시작해서 각자의 생각, 경험들이 얽히고 최근 사회 이슈와 드라마, 영화 이야기까지 장르 불문 이야기 그물이 짜입니다.
처음의 어색함이 이제는 친숙함 위에 궁금함으로 쌓이고 조금씩 서로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들이 쌓입니다. 10회 모임의 반을 넘어서 새롭게 후반전을 시작하는 6회차 오늘 참여자들이 뽑은 나를 붙잡은 문장들입니다.
다만 클라렌스 부인의 편지가 도착했던 그날은 되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죽으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 그러니 세속적인 물건들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물론 엘리자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제임스, 이건 독성 물질이야!” 제임스가 무릎을 가슴 쪽으로 더욱 바짝 잡아당겼다. “몰랐어.” 제임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힘없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보여서 그 옆에 엎드려 미안하다고 속삭이고 싶었다. 내가 잘못한 게 없었지만 말이다.
내가 여자가 됐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아이, 여자아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기록된 여자들 이름이었다. 어느 장을 펼치든 그 안에 적힌 여자에 관한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여자를 괴롭혔던 질병이나 배신, 분노의 정체가 무엇이었든 상관없이 전부 다. 장부는 내 인생을 말해 주는 증거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들 모두가 지워져 버린다. 그 여자들은 여왕도, 대단한 상속인도 아니었다. 도금된 가계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여자들이다. 엄마는 병을 완화시켜 주는 약을 제조했고 그 모든 여자들을 장부에 기록해서 남겨두고자 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주려고 했다. 그 까닭에 나는 그 여자들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딱정벌레 가루를 불 속에 던져버렸던 것처럼 쉽게 그들을 없애버릴 수는 없었다. 역사가 그들을 지워버릴지라도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경장이 내 수첩을 펼쳐보고는 범죄 행위를 입증해 주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무독성 물질의 치사량. 나는 경찰들이 내가 급하게 갈겨쓴 메모에서 또 다른 뭔가를 발견할까 봐 두려워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맙소사, 비소라는 단어에는 별표가 쳐져 있었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너무나 평범한 문장들입니다. 이 문장이 왜 참가자들의 마음에 남았는지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알 수 없거든요. 문장을 보기만 한다면 이유를 추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뽑은 문장과 적은 글을 낭독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평범했던 문장이 누군가의 특별한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되고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였다가 모두의 이야기가 되고 어느 순간 여성들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들이 이 모임을 충만하게 해 줍니다.
어느 새 길고 긴 10회 모임의 후반기를 시작하는 6번째 모임을 마쳤습니다. 조금더 봄이 짙어지는 날 7번째 모임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아직은 겨울바람이 차가운 2월에 모임을 시작했는데 어느 새 계절이 바뀌고 있네요. 아마도 모임이 끝날 때쯤이면 다시 한번 계절이 바뀌지 않을까 날씨에 대한 이야기로 모임을 시작합니다. 오늘 모임이 끝나고 고궁으로 꽃 구경을 가신다는 희망님 이야기에 너무 일찍 핀 꽃에 대한 이야기, 각자 보낸 지난 일주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넬라의 비밀 약방’ 책도 이제 결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초반에 궁금했던 내용들이 이제 하나둘씩 그 비밀을 드러내고 그 만큼 이야기 나눌 거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책 내용에서 시작해서 각자의 생각, 경험들이 얽히고 최근 사회 이슈와 드라마, 영화 이야기까지 장르 불문 이야기 그물이 짜입니다.
처음의 어색함이 이제는 친숙함 위에 궁금함으로 쌓이고 조금씩 서로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들이 쌓입니다. 10회 모임의 반을 넘어서 새롭게 후반전을 시작하는 6회차 오늘 참여자들이 뽑은 나를 붙잡은 문장들입니다.
다만 클라렌스 부인의 편지가 도착했던 그날은 되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죽으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 그러니 세속적인 물건들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물론 엘리자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제임스, 이건 독성 물질이야!” 제임스가 무릎을 가슴 쪽으로 더욱 바짝 잡아당겼다. “몰랐어.” 제임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힘없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보여서 그 옆에 엎드려 미안하다고 속삭이고 싶었다. 내가 잘못한 게 없었지만 말이다.
내가 여자가 됐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아이, 여자아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기록된 여자들 이름이었다. 어느 장을 펼치든 그 안에 적힌 여자에 관한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여자를 괴롭혔던 질병이나 배신, 분노의 정체가 무엇이었든 상관없이 전부 다. 장부는 내 인생을 말해 주는 증거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들 모두가 지워져 버린다. 그 여자들은 여왕도, 대단한 상속인도 아니었다. 도금된 가계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여자들이다. 엄마는 병을 완화시켜 주는 약을 제조했고 그 모든 여자들을 장부에 기록해서 남겨두고자 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주려고 했다. 그 까닭에 나는 그 여자들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딱정벌레 가루를 불 속에 던져버렸던 것처럼 쉽게 그들을 없애버릴 수는 없었다. 역사가 그들을 지워버릴지라도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경장이 내 수첩을 펼쳐보고는 범죄 행위를 입증해 주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무독성 물질의 치사량. 나는 경찰들이 내가 급하게 갈겨쓴 메모에서 또 다른 뭔가를 발견할까 봐 두려워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맙소사, 비소라는 단어에는 별표가 쳐져 있었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너무나 평범한 문장들입니다. 이 문장이 왜 참가자들의 마음에 남았는지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알 수 없거든요. 문장을 보기만 한다면 이유를 추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뽑은 문장과 적은 글을 낭독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평범했던 문장이 누군가의 특별한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되고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였다가 모두의 이야기가 되고 어느 순간 여성들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들이 이 모임을 충만하게 해 줍니다.
어느 새 길고 긴 10회 모임의 후반기를 시작하는 6번째 모임을 마쳤습니다. 조금더 봄이 짙어지는 날 7번째 모임 이야기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