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2022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 최종보고회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2-11-09 21:10
조회
314
안녕하세요, 여러분.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닫히기 쉬운 11월입니다.
여러분의 언 마음을 녹이기 위해 따끈따끈한 소식을 들고 찾아왔어요.
바로 바로 <2022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 최종보고회> 후기입니다!
뜨끈한 찐빵처럼 당일에 푸욱 쪄서 내놓는 후기.
담당자의 애정이 한가득 들어있으니 데이지 않게 조심하세요!
<2022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가 개소한 후 첫 번째로 외부에 공개된 활동이에요. 센터로서도, 사업 담당자로서도, 참여자로서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사업이었답니다. 당시, 정말 아-무것도 없던 센터였는데 신뢰를 가지고 지원해주신 7팀 전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전해요. 그중 5팀이 선발되어 10월 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셨어요. 멋져! 멋져!
최종보고회에서 각 팀은지난 3~4개월의 활동을 정리하고 다른 단위에서 참여한 분들, 사업 심사위원과 함께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심사위원 분들께서는 지난 서류심사에서 심사숙고 끝에 지금의 다섯 팀을 선발해주신 감사한 인연이 있는데요. 마지막 보고회까지 참석하셔서 격려와 공감, 지지, 응원을 더해 주셨답니다. 특히, 심사위원 분 중에는 이전에 <우리동네 젠더스쿨> 사업에 참여한 적 있는 단체 ‘(강북)여성주의 문’, ‘(종로)앤의 친구들’ 소속인 선생님들도 계셔서 오늘 각 팀의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공감해주셨습니다.
‘너나들이 공동육아’의 발표로 팀별 활동 공유가 시작되었습니다.
너나들이 공동육아는 어린이와 양육자 모두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와 성평등에 관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9월 초, 강의 형식으로 2강을 열었고 이후로 각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성평등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예산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너나들이 공동육아 팀은 꾸준히 성인지 그림책 읽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이렇게 주체적인 걸음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강의와 그림책 읽기 활동을 통해서 팀 내부적으로도 성평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미디어 컨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는 후기가 감동적이에요. 다음에는 일방적인 강의 형식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는 너나들이!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하겠습니다.
두 번째 발표는 ‘뛰는 언니들’에서 맡아주셨어요.
한때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운동장, 축구장에서 더불어 땀 흘리며 자신의 몸을 감각하고, 타인과 협력하는 여성들이 여기 있습니다. 이들은 총 8월부터 10월까지 꽉 채워 10강의 풋살 수업을 실내 축구장에서 진행했어요. 와중에 친선경기를 두 차례나 참여하는 열정까지 보였지요. 중랑구에서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축구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습니다. 이들은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립 축구 교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에 중랑구에서 여성 풋살 네트워킹이 확장된다면 장소를 찾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며 소망 담은 기대를 해봅니다.
뛰는 언니들의 열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코치님의 후기도 담아와 주셨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가 떨어지면 어쩌지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 모두가 재밌어했다. 축구는 남성의 운동이라는 오랜 편견을 깨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성들을 발견했고, 각자가 자기 발견의 탐험을 하는 시간이었다’라고요. 뛰는 언니들의 힘찬 발구르기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기분입니다.
‘헤엄’도 10월 말까지 열정적인 강의로 달려주었지요.
헤엄은 이 시대에 사회문제 중 다수가 사람들이 대화가 안 돼서 일어나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말하기 도구를 찾아가는 팀이에요. 요가, 악기, 연기 등 나와 너가 만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이번 <우리동네 젠더스쿨>에서는 ‘젠더 프리-연극으로 말하기’라는 주제로 연기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센터 블로그 방문 후기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 https://blog.naver.com/jngeac/222916577230 )
헤엄은 그동안 주로 서울 성북구에서 활동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중랑구 주민들을 만나기로 했어요. 참여자를 모집할 때, 타지역민으로 중랑구에 연고가 없어 힘들었다고 해요. 사업은 끝났지만, 다행히도 오늘 보고회 자리에서 다른 팀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다음에는 중랑구에서 시니어 대상 연기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공유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보고회에는 헤엄의 연기워크숍을 진행하셨던 백혜경 강사님이 함께 자리해주셨어요. 배우 활동은 오래 했지만, 강의는 처음이었는데 참여자 분들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해주면서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해요. 본인도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기분이었다며, 직접 참여자로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혀 주셨는데요. 에너지가 가득한 강사님의 모습이 헤엄을 방문해 연기를 하던 때를 떠올리게 해, 덩달아 힘이 났습니다.
‘조사모’는 상봉1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모임원은 주로 60대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총 4강의 활동은 손주를 양육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성평등한 가족 문화(놀이 문화 개선, 사위와 며느리를 대하는 태도 등)를 다루었어요. 1~3강은 스포츠 플랫폼 위밋업에 계신 신혜미, 양수안나 강사님들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강의해주셨어요. 참여자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고, 자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셔서 호응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4강에서는 보다 이론적인 수업으로, 며느리와 사위를 대하는 성평등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지역에서 시니어 대상으로 이렇게 다양한 성평등 강의가 열리다니 중랑구는 복 받은 게 아닐까요? 그것도 무지 많이.
발표를 들은 심사위원 한 분이 질문을 던지셨어요. “양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면 아이 돌봄 서비스도 제공하는가?” 실제로 이번 강의들에는 사전 계획보다 더 높은 연령대(70~80대)가 참여하여 아이 돌봄 서비스가 고려되지 않았지만, 추후 양육자 대상으로 강의를 연다면 이 부분도 꼭 고려해야겠다 싶은 포인트였어요. 역시 경험에서 나오는 세심한 제언!
최종보고회 발표의 마지막은 ‘정글프로젝트’ 팀이었어요.
정글프로젝트는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참여자 모집이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팀이 아닐까 싶은데요. 초기 계획에서는 청소년과 양육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몸을 긍정할 수 있는 연극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참여자 모집이 어려워 대상과 내용을 변경하게 되었어요. 이야기를 매개로 성평등에 대한 관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워크샵 <다시 만난 세계>로 전면 수정을 하였지요. 청소년 참여자를 만나러 축제에도, 청소년 기관에도 직접 방문해 홍보하던 그들의 열정은 내용 전면 수정이라는 위기와 만나서 새로운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워크샵에서 참여자들은 대화, 희곡 낭독, 마인드맵, 성인지 감수성 그래프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자신과 서로를 만났어요. 한 참여자는 “같은 여성이고 나이도 비슷하지만 삶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소감을 나누어 주었는데요. 사람들이 타인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감격스러움에 담당자 마음에 오래 남는 후기였습니다. 정글프로젝트는 이번 위기를 회고하면서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보고회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참여자 분들게 아래의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보고회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다른 팀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는데, 이를 눈앞에서 보고 들은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인상을 공유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는 성평등 활동,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가 꼭 해야 하는 사업이고 오늘 이 자리가 그 이유를 눈앞에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중랑구에 성평등활동센터가 있어서 좋다.”
“지역에서 진행하는 다른 사업들과 다르게, 거리낌 없이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니. 든든했다.”
“이 모든 활동들을 연결해서 공유해줄 수 있는 중심축이 더 활발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SNS에서만 봐왔던 여성주의 활동을 실제로 기획하고 실행한, 경험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시니어 대상으로 구술생애사를 활용해 연기 워크샵을 발전시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강사인 제가) 직접 듣고 싶고, 다니고 싶은 스쿨이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연극 만들기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 (...) 엄마들이 누구 엄마라는 이름표 말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다시 만난 세계’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팀이 아니라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관계를 맺었고 얻어가는 것이 많다. 처음 대면하는 자리인데 얼굴을 보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은 이미 성인지 감수성을 장착한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해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도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 모임을 기획한다면 아빠들이 성평등과 성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다회를 열어보고 싶다.”
참여자들의 감동적인 소감을 들으면서 보고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 오전 시간 내기 어려우셨을 텐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4개월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요.
그 마무리가 여러분께 응원과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평등,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 어려워지는 시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많은 동료를 떠올립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움츠러들지 말고 목소리를 내자고, 손을 건네자고 말하고 싶은 날이에요.
곁에 있는 이들을 감각했던 오늘을 잊지 말고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읍시다.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도 그 곁에 있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닫히기 쉬운 11월입니다.
여러분의 언 마음을 녹이기 위해 따끈따끈한 소식을 들고 찾아왔어요.
바로 바로 <2022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 최종보고회> 후기입니다!
뜨끈한 찐빵처럼 당일에 푸욱 쪄서 내놓는 후기.
담당자의 애정이 한가득 들어있으니 데이지 않게 조심하세요!
<2022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가 개소한 후 첫 번째로 외부에 공개된 활동이에요. 센터로서도, 사업 담당자로서도, 참여자로서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사업이었답니다. 당시, 정말 아-무것도 없던 센터였는데 신뢰를 가지고 지원해주신 7팀 전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전해요. 그중 5팀이 선발되어 10월 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셨어요. 멋져! 멋져!
최종보고회에서 각 팀은지난 3~4개월의 활동을 정리하고 다른 단위에서 참여한 분들, 사업 심사위원과 함께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심사위원 분들께서는 지난 서류심사에서 심사숙고 끝에 지금의 다섯 팀을 선발해주신 감사한 인연이 있는데요. 마지막 보고회까지 참석하셔서 격려와 공감, 지지, 응원을 더해 주셨답니다. 특히, 심사위원 분 중에는 이전에 <우리동네 젠더스쿨> 사업에 참여한 적 있는 단체 ‘(강북)여성주의 문’, ‘(종로)앤의 친구들’ 소속인 선생님들도 계셔서 오늘 각 팀의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공감해주셨습니다.
‘너나들이 공동육아’의 발표로 팀별 활동 공유가 시작되었습니다.
너나들이 공동육아는 어린이와 양육자 모두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와 성평등에 관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9월 초, 강의 형식으로 2강을 열었고 이후로 각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성평등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예산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너나들이 공동육아 팀은 꾸준히 성인지 그림책 읽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이렇게 주체적인 걸음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강의와 그림책 읽기 활동을 통해서 팀 내부적으로도 성평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미디어 컨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는 후기가 감동적이에요. 다음에는 일방적인 강의 형식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는 너나들이!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하겠습니다.
두 번째 발표는 ‘뛰는 언니들’에서 맡아주셨어요.
한때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운동장, 축구장에서 더불어 땀 흘리며 자신의 몸을 감각하고, 타인과 협력하는 여성들이 여기 있습니다. 이들은 총 8월부터 10월까지 꽉 채워 10강의 풋살 수업을 실내 축구장에서 진행했어요. 와중에 친선경기를 두 차례나 참여하는 열정까지 보였지요. 중랑구에서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축구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습니다. 이들은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립 축구 교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에 중랑구에서 여성 풋살 네트워킹이 확장된다면 장소를 찾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며 소망 담은 기대를 해봅니다.
뛰는 언니들의 열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코치님의 후기도 담아와 주셨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가 떨어지면 어쩌지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 모두가 재밌어했다. 축구는 남성의 운동이라는 오랜 편견을 깨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성들을 발견했고, 각자가 자기 발견의 탐험을 하는 시간이었다’라고요. 뛰는 언니들의 힘찬 발구르기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기분입니다.
‘헤엄’도 10월 말까지 열정적인 강의로 달려주었지요.
헤엄은 이 시대에 사회문제 중 다수가 사람들이 대화가 안 돼서 일어나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말하기 도구를 찾아가는 팀이에요. 요가, 악기, 연기 등 나와 너가 만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이번 <우리동네 젠더스쿨>에서는 ‘젠더 프리-연극으로 말하기’라는 주제로 연기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센터 블로그 방문 후기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 https://blog.naver.com/jngeac/222916577230 )
헤엄은 그동안 주로 서울 성북구에서 활동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중랑구 주민들을 만나기로 했어요. 참여자를 모집할 때, 타지역민으로 중랑구에 연고가 없어 힘들었다고 해요. 사업은 끝났지만, 다행히도 오늘 보고회 자리에서 다른 팀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다음에는 중랑구에서 시니어 대상 연기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공유하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보고회에는 헤엄의 연기워크숍을 진행하셨던 백혜경 강사님이 함께 자리해주셨어요. 배우 활동은 오래 했지만, 강의는 처음이었는데 참여자 분들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해주면서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해요. 본인도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기분이었다며, 직접 참여자로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혀 주셨는데요. 에너지가 가득한 강사님의 모습이 헤엄을 방문해 연기를 하던 때를 떠올리게 해, 덩달아 힘이 났습니다.
‘조사모’는 상봉1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모임원은 주로 60대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총 4강의 활동은 손주를 양육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성평등한 가족 문화(놀이 문화 개선, 사위와 며느리를 대하는 태도 등)를 다루었어요. 1~3강은 스포츠 플랫폼 위밋업에 계신 신혜미, 양수안나 강사님들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강의해주셨어요. 참여자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고, 자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셔서 호응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4강에서는 보다 이론적인 수업으로, 며느리와 사위를 대하는 성평등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지역에서 시니어 대상으로 이렇게 다양한 성평등 강의가 열리다니 중랑구는 복 받은 게 아닐까요? 그것도 무지 많이.
발표를 들은 심사위원 한 분이 질문을 던지셨어요. “양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면 아이 돌봄 서비스도 제공하는가?” 실제로 이번 강의들에는 사전 계획보다 더 높은 연령대(70~80대)가 참여하여 아이 돌봄 서비스가 고려되지 않았지만, 추후 양육자 대상으로 강의를 연다면 이 부분도 꼭 고려해야겠다 싶은 포인트였어요. 역시 경험에서 나오는 세심한 제언!
최종보고회 발표의 마지막은 ‘정글프로젝트’ 팀이었어요.
정글프로젝트는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참여자 모집이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팀이 아닐까 싶은데요. 초기 계획에서는 청소년과 양육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몸을 긍정할 수 있는 연극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참여자 모집이 어려워 대상과 내용을 변경하게 되었어요. 이야기를 매개로 성평등에 대한 관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워크샵 <다시 만난 세계>로 전면 수정을 하였지요. 청소년 참여자를 만나러 축제에도, 청소년 기관에도 직접 방문해 홍보하던 그들의 열정은 내용 전면 수정이라는 위기와 만나서 새로운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워크샵에서 참여자들은 대화, 희곡 낭독, 마인드맵, 성인지 감수성 그래프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자신과 서로를 만났어요. 한 참여자는 “같은 여성이고 나이도 비슷하지만 삶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소감을 나누어 주었는데요. 사람들이 타인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감격스러움에 담당자 마음에 오래 남는 후기였습니다. 정글프로젝트는 이번 위기를 회고하면서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보고회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참여자 분들게 아래의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에게 <우리동네 젠더스쿨>이란?”
“다음에 기획해보고 싶은 성평등 활동은?”
보고회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다른 팀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는데, 이를 눈앞에서 보고 들은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인상을 공유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는 성평등 활동,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가 꼭 해야 하는 사업이고 오늘 이 자리가 그 이유를 눈앞에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중랑구에 성평등활동센터가 있어서 좋다.”
“지역에서 진행하는 다른 사업들과 다르게, 거리낌 없이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니. 든든했다.”
“이 모든 활동들을 연결해서 공유해줄 수 있는 중심축이 더 활발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SNS에서만 봐왔던 여성주의 활동을 실제로 기획하고 실행한, 경험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시니어 대상으로 구술생애사를 활용해 연기 워크샵을 발전시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강사인 제가) 직접 듣고 싶고, 다니고 싶은 스쿨이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연극 만들기 워크숍을 해보고 싶다. (...) 엄마들이 누구 엄마라는 이름표 말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
“<우리동네 젠더스쿨>은 ‘다시 만난 세계’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팀이 아니라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관계를 맺었고 얻어가는 것이 많다. 처음 대면하는 자리인데 얼굴을 보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은 이미 성인지 감수성을 장착한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해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도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 모임을 기획한다면 아빠들이 성평등과 성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다회를 열어보고 싶다.”
참여자들의 감동적인 소감을 들으면서 보고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 오전 시간 내기 어려우셨을 텐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4개월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요.
그 마무리가 여러분께 응원과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평등,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 어려워지는 시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많은 동료를 떠올립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움츠러들지 말고 목소리를 내자고, 손을 건네자고 말하고 싶은 날이에요.
곁에 있는 이들을 감각했던 오늘을 잊지 말고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읍시다.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도 그 곁에 있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