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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몸으로 만나는 성평등-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2회차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4-05-29 11:38
조회
437

지난 1강에 이어 5월 28일 저녁 7시, 컨택즉흥춤 워크숍 참여자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1강에 참여하셨던 분들도 계시고 새로운 얼굴도 보입니다.
이번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의 ‘몸으로 만나는 성평등’ 사업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성평등 관점으로 몸을 탐색합니다. 자기 몸을 살피고 이해하고 화해하고 긍정하며 잘 보살피는 과정을 통해
다른 몸도 존중하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계 맺기를 합니다. 성평등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워크숍에 참여하는 동안 참여자들이 몸으로 그 감각을 받아들이길 기대합니다.
컨택즉흥춤(contact improvisation dance)은 몸과 몸이 만나 대화하는 즉흥 춤의 한 형태라고 해요.
파트너와의 무게 공유, 접촉 및 움직임의 인식을 기본으로 자신의 몸을 탐구하고 몸과 몸 사이의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합니다.
1강에 이어 이종현(종달) 강사님이 워크숍을 진행해 주셨어요.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에 참여자들은 짧은 자기소개와 오늘의 감정 또는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단어를 이야기합니다.
혹시 말하는 단어가 오늘 사용할 별칭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방금 저녁으로 먹고 온 “마라탕”을 이야기하는 참가자 덕분에 모두 가벼운 웃음으로 시작합니다.
“탈피”, “외로움”처럼 설명을 듣고 싶은 무거운 단어도 있고 먹고 싶어서 “딸기”, 출근길에 본 “강물”, 오늘 하늘에서 느껴지는 “투명함”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해 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똑같은 하루를 보냈지만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우리 몸은 모두 다릅니다.
오늘도 보여지는 것에 신경쓰지 말고 자기 몸이 허락하는 선에서 몸을 탐색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해 보기로 합니다.

첫 번째는 둥글게 돌기. 그저 걸으며 도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세며 걷습니다. 8번까지 세고 나면 반대 방향으로 돕니다.
이번에는 7번까지. 다시 뒤로 돌아 6번까지. 이렇게 0이 될 때가지 이쪽으로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돕니다.
처음에는 잘 걷는 듯하더니 헷갈리기 시작해요. 방향을 못 맞추면 앞사람 또는 뒷사람과 부딪치는 순간이 옵니다.
대형은 순간적으로 엉망이 되지만 참여자들은 재미있고 신나는 모양입니다. 연습실 안이 웃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선생님의 박수 소리에 맞춰서 다시 한번. 그래도 엉키는 대형. 참여자들이 다같이 박수로 박자를 맞춰 보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작이었습니다.


평소 어디를 보시나요? 이번에는 세 명이 짝이 되어 한 사람이 나머지 두 사람의 움직임을 알아채 봅니다.
앞을 보고 선 한 사람은 고개를 돌릴 수 없습니다. 눈동자를 최대한 돌리고 감각을 이용해 좌우에 선 두 사람의 움직임을 느껴 봅니다.
위로 아래로 좌우로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고 온몸의 감각을 활용해 움직임의 방향을 찾습니다.
예민함에 감탄하는 소리, 어렵다며 한탄하는 소리, 간간이 터지는 웃음소리로 참가자들이 활동을 즐기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번에는 다같이 자유롭게 걸으며 공간을 탐색합니다. 발바닥의 느낌, 주변 환경, 같이 걷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며 걷습니다.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자기만의 두 사람을 정하고 그 사람들과 정삼각형을 유지하며 걸어 봅니다.
누가 자신을 선택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정삼각형을 유지하기 위해 분주해집니다. 이리로 저리로 바삐 움직이고 달리고 쫓아가고.
이후에는 대상을 바꾸어 정삼각형이 아니라 여러 모양의 삼각형을 만들며 걷습니다.
지난 시간은 자신의 몸을 탐색하고 다른 사람의 몸과 접촉하며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면 이번 시간은 관계를 맺으며 움직여 봅니다.
두 사람이 여행자와 안내자로 만납니다. 눈을 감고 안내자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 여행자는 안내자가 이끄는 대로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낯선 느낌으로 긴장하지만 서서히 서로에게 의지하며 공간을 여행합니다. 두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찾아갑니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다음은 짝궁의 몸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봅니다. 조각가가 된 듯 안무가가 된 듯 조심스럽게 상대방의 몸과 경계를 풀면서 자기만의 움직임을 만듭니다.
만드는 분들이 너무 즐거워하시네요. 스스로는 만들 수 없었을 것 같은 움직임을 만들어 주는 짝궁의 손길을 따라 자기 몸의 한계를 넘어 보기도 합니다.
짝궁이 만든 움직임에 내 움직임을 더해 봅니다. 누군가의 몸짓에 누군가의 몸짓이 더해져 새로운 움직임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움직임이 네 사람이 되고 여섯 사람이 됩니다. 어느 새 움직임은 아름답고 멋진 춤으로 변하네요.
1강에 이어 2강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훌쩍 약속한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참여자들은 어느 순간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와 다른 사람의 몸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내 몸의 한계를 알고 다른 사람과 함께 그 한계를 넘는 도전을 해 보고 서로의 경계를 지키며 함께 움직임을 만들어 본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의 몸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보여 준 귀한 워크숍이었습니다.
늦은 저녁시간 2번의 워크숍을 함께 만들어 간 종달샘과 용빈샘, 참여자들에게 감사합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로 2강 후기를 마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렇게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다니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깊은 소통을 한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몸을 움직였는데 명상을 한 느낌? 명상은 조용히 멈춰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몸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했습니다.”
“여전히 다른 사람한테 보여지는 내 모습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그래도 함께 하면서 그런 내 자신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서 재설정, 변화되기도 하고. 감각을 통한 성찰, 통찰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움직임과 접촉을 통해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송글송글 땀 흘리는 경험도 좋네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시각화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고 인간의 소통 특히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 놓을 수 있었어요. 몸의 움직임은 모두 아름답구나. 내가 사람과의 물리적 접촉을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