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작은책방461, 8월 책모임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4-08-26 10:30
조회
39
8월 23일 무더운 여름밤 2024년 작은책방461북클럽의 세 번째 책 모임이 열렸습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하루종일 이동하는 곳보다 폭염주의보가 전달됩니다. 비가 고르게 오지 않아 어느 곳은 홍수 피해를 입고 어느 곳은 가물어서 걱정이라고들
합니다. 기후위기가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8월에 함께 읽은 책 <살리는 맛>은 먹거리를 통해 기후위기와 돌봄, 페미니즘을 연결하기에 너무나 적절한 책이었습니다.
신청자 중에 두 분이나 코로나에 걸려서 참가가 어렵다는 사전 연락이 받았어요. 요즘 다시 코로나가 유행한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발병 소식을
듣게 됩니다. 또다시 비대면의 시기가 오는 걸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이번 모임은 참가신청 참가 이유에 성평등활동센터가 그립고 활동가들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있어서
예전과 다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답니다.
예정보다 적어진 인원이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책방 모임지기인 김은희샘과 모임을 시작합니다. 8월의 책인 <살리는 맛>은 두 사람이 편지글 형태로 주고받은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편지글 형태라고는 하지만 사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비거니즘, 페미니즘, 동물권, 돌봄, 살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습니다.
김은희샘은 사전 자료를 통해 요즘 나의 살리는 맛을 질문하셨어요. 생각해 보았답니다. 나에게 요즘 나를 살리는 맛은 무엇일까? 하구요.
언젠가 저는 살리는 맛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에 얽매인 저는 밖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전보다 잦아졌고 집에 돌아가서도
먹거리를 챙기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돌봄을 이야기하면서 노동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 속에서 저자 중 한 명인 이라영님도 이렇게 말씀하였어요.
“요리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내 몸이 편한 동시에 지구도 편하기란 어렵다. 그런 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비건 실천은 내 몸을 많이 쓰는 일이다. 타자를 조금이라도
덜 착취하려면 내가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생계 노동 시간이 그 만큼 줄어야 한다. 하루 종일 생계 노 동에 시달리며 건강한 밥까지 챙겨 먹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참여자 중의 한 분은 자기에게는 살림 감수성이 남들보다 예민한 것 같다는 표현을 하셨어요. 아주 오래 전부터 먹거리에 진심이고 살림이라는 화두에 대해 깊은 고민을
거듭하셨다구요. 그래서 이 책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랜 성찰 끝에 살림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살리는 일’이라는 답에 이르렀다고 하시네요.
우리는 살림하면 집안 살림을 먼저 생각합니다. 너무 오랫 동안 그렇게 말해 왔기 때문이겠지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꼭 필요한 영역이었지만 그 동안 감춰진 채로 누군가가 계속 해 오던 일이었지요. ‘살림’은 그런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비건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행위 자체는 어쩌면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먹는 행위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 건 아닐까요?
“우리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요? 이렇게 소비하며 살아도 되는 건가요? 이렇게 죽이며 살아도 되는 건가요?”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처음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글 형태가 썩 끌리지는 않았다고 하셨어요. 왠지 사적인 글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네요.
그렇지만 조금 읽다 보니 개인적인 내용보다는 서로가 고민하는 주제들을 편지글 형태로 주고받고 서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함께 찾아가는 내용이 오히려 생각할 거리를
풍성하게 해 주었다고 하셨답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면서 살림을 하고 돌봄노동을 하는 여성과 동물권 운동을 하는 음악인이면서 살림노동을 가치를 알고 실천하려는 남성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같은 듯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살리는 맛>은 비거니즘을 넘어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돌보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입니다.
기후위기와 돌봄, 성평등을 연결하는 책이기도 하구요. 한번씩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 몇 가지 나누면서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저에게 비거니즘은 이러한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불편하지 않은 운동은 없다. 누구의 불편을 사유할 것인지 누구의 불편에 내 목소리를 실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먹거리는 자연과 인간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다.”
“모든 존재에게는 그 자체의 욕망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차별은 그 고유한 아름다움을 억압하는 행위입니다. 고유성과 개별성을 억압하고 집단으로 묶어 역할을 부여합니다. 특히 인간은 성 역할에 따라 살기를 강요받습니다. 이분법적인 성 역할에 맞지 않는 존재는 잘못 된 존재가 되어버리죠. 가끔 인간이 ‘잡초’라 부르는 풀을 보면서도 저는 같은 생각을 합니 다. 인간이 정해둔 목적에 맞지 않아 잡초라 불릴 뿐, 그 풀의 존재 자체가 잡초일 수는 없 는 거죠. 어떤 생명이, 어떤 존재가 더 힘 있는 존재의 목적에 맞춰 길들여진다는 것이 바로 억압이고 폭력이겠지요.”
작은책방461의 책 모임은 월 1회 계속됩니다. 9월 모임은 성평등주간 북 토크 행사로 대신합니다. 다음 모임은 10월 18일 작은책방461에서 진행됩니다.
그 때쯤이면 조금은 서늘해져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10월 중 참가자 모집 공고가 나갈 예정입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하루종일 이동하는 곳보다 폭염주의보가 전달됩니다. 비가 고르게 오지 않아 어느 곳은 홍수 피해를 입고 어느 곳은 가물어서 걱정이라고들
합니다. 기후위기가 성큼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8월에 함께 읽은 책 <살리는 맛>은 먹거리를 통해 기후위기와 돌봄, 페미니즘을 연결하기에 너무나 적절한 책이었습니다.
신청자 중에 두 분이나 코로나에 걸려서 참가가 어렵다는 사전 연락이 받았어요. 요즘 다시 코로나가 유행한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발병 소식을
듣게 됩니다. 또다시 비대면의 시기가 오는 걸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이번 모임은 참가신청 참가 이유에 성평등활동센터가 그립고 활동가들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있어서
예전과 다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답니다.
예정보다 적어진 인원이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책방 모임지기인 김은희샘과 모임을 시작합니다. 8월의 책인 <살리는 맛>은 두 사람이 편지글 형태로 주고받은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편지글 형태라고는 하지만 사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비거니즘, 페미니즘, 동물권, 돌봄, 살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습니다.
김은희샘은 사전 자료를 통해 요즘 나의 살리는 맛을 질문하셨어요. 생각해 보았답니다. 나에게 요즘 나를 살리는 맛은 무엇일까? 하구요.
언젠가 저는 살리는 맛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에 얽매인 저는 밖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전보다 잦아졌고 집에 돌아가서도
먹거리를 챙기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돌봄을 이야기하면서 노동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 속에서 저자 중 한 명인 이라영님도 이렇게 말씀하였어요.
“요리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내 몸이 편한 동시에 지구도 편하기란 어렵다. 그런 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비건 실천은 내 몸을 많이 쓰는 일이다. 타자를 조금이라도
덜 착취하려면 내가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생계 노동 시간이 그 만큼 줄어야 한다. 하루 종일 생계 노 동에 시달리며 건강한 밥까지 챙겨 먹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참여자 중의 한 분은 자기에게는 살림 감수성이 남들보다 예민한 것 같다는 표현을 하셨어요. 아주 오래 전부터 먹거리에 진심이고 살림이라는 화두에 대해 깊은 고민을
거듭하셨다구요. 그래서 이 책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랜 성찰 끝에 살림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살리는 일’이라는 답에 이르렀다고 하시네요.
우리는 살림하면 집안 살림을 먼저 생각합니다. 너무 오랫 동안 그렇게 말해 왔기 때문이겠지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꼭 필요한 영역이었지만 그 동안 감춰진 채로 누군가가 계속 해 오던 일이었지요. ‘살림’은 그런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비건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행위 자체는 어쩌면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먹는 행위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 건 아닐까요?
“우리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요? 이렇게 소비하며 살아도 되는 건가요? 이렇게 죽이며 살아도 되는 건가요?”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처음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글 형태가 썩 끌리지는 않았다고 하셨어요. 왠지 사적인 글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네요.
그렇지만 조금 읽다 보니 개인적인 내용보다는 서로가 고민하는 주제들을 편지글 형태로 주고받고 서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함께 찾아가는 내용이 오히려 생각할 거리를
풍성하게 해 주었다고 하셨답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면서 살림을 하고 돌봄노동을 하는 여성과 동물권 운동을 하는 음악인이면서 살림노동을 가치를 알고 실천하려는 남성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같은 듯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살리는 맛>은 비거니즘을 넘어서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돌보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입니다.
기후위기와 돌봄, 성평등을 연결하는 책이기도 하구요. 한번씩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 몇 가지 나누면서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저에게 비거니즘은 이러한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불편하지 않은 운동은 없다. 누구의 불편을 사유할 것인지 누구의 불편에 내 목소리를 실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먹거리는 자연과 인간의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다.”
“모든 존재에게는 그 자체의 욕망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차별은 그 고유한 아름다움을 억압하는 행위입니다. 고유성과 개별성을 억압하고 집단으로 묶어 역할을 부여합니다. 특히 인간은 성 역할에 따라 살기를 강요받습니다. 이분법적인 성 역할에 맞지 않는 존재는 잘못 된 존재가 되어버리죠. 가끔 인간이 ‘잡초’라 부르는 풀을 보면서도 저는 같은 생각을 합니 다. 인간이 정해둔 목적에 맞지 않아 잡초라 불릴 뿐, 그 풀의 존재 자체가 잡초일 수는 없 는 거죠. 어떤 생명이, 어떤 존재가 더 힘 있는 존재의 목적에 맞춰 길들여진다는 것이 바로 억압이고 폭력이겠지요.”
작은책방461의 책 모임은 월 1회 계속됩니다. 9월 모임은 성평등주간 북 토크 행사로 대신합니다. 다음 모임은 10월 18일 작은책방461에서 진행됩니다.
그 때쯤이면 조금은 서늘해져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10월 중 참가자 모집 공고가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