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협력사업]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4-10-07 16:09
조회
117
9/25(수)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1강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저녁 7시, 망우마중마을활력소 지하 커뮤니티실에서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1강이 진행되었습니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몸을 풀며 참여자들을 기다려 봅니다.
이번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는 중랑구1인가구지원센터와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의 협력사업으로, 지역주민들이 움직임을 통해 자기 몸을 탐색하고
타인과의 연결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5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에서 동명의 프로그램을 먼저 진행한 적이 있지요.
그때 많은 분이 함께하여 서로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받았고, 이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남겨주셨어요. 이를 바탕으로 1인가구 중랑구민을 위한 컨택즉흥춤 워크숍을
다시 한 번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어떤 감각들이 개인 사이를 오가며 연결해줄까요?
즉흥 움직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종현, 서소행 선생님 두 분께서 함께 워크숍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지난 워크숍에서도 함께한 이종현 선생님은 ‘몸의 집’에서 요가와
접촉즉흥을 가르치세요. 혹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을 통해 어떤 활동이 있는지 더 찾아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종현 선생님은 컨택즉흥춤에 대해 ‘움직임을 통해 몸과 몸이 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쉽게 풀어 설명해주셨어요. 춤에서 누가 주도할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다양한 관계를
실험해볼 수 있고, 춤 안에서 나와 내가 맺는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요. 알듯 말듯 신비한 소갯말에 흥미가 생깁니다.
“지난 워크숍에 함께했었는데 좋은 기억이 있어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 스트레칭 하는 걸 좋아해서 이것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나는 내 몸과 친하지 않다.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이 워크숍 제목에 끌렸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움직임이란 뭘지 궁금해서 함께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의 소개를 마치고 움직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걷고, 구르는 참여자들. 어색한 분위기가 서서히 풀어집니다.
이종현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참여자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바닥과 만나고 헤어지기도, 시선을 열어 이 공간을 살피기도 하고, 자기 몸에 집중해서 호흡을 채우고
또 비워봅니다.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경험을 지나, 이제는 타인과 닿아봅니다. 꼭 몸이 닿는 걸 의미하지는 않아요. 접촉이 있든 없든, 거리가 멀든 좁든 우리는 서로에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서고, 멈추고, 움직이는 다양한 움직임으로 다른 몸과 대화합니다. 안내자와 여행자 역할을 나눠 서로의 몸에 더욱 집중하기도 합니다. 말로써 대화하지 않고도 우리는 몸으로
서로를 들으며 여행할 수 있어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감각하는 시도도 해봅니다.
물과 바람이 되어 움직이기도 합니다. 물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들을 하나씩 이야기해봅니다. 생명. 유연성. 흘러가다. 바람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들.
자유. 불다. 증발. 소통. 시원하다. 이에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며 움직여 보아요. 내가 바람이 될 수도, 혹은 바람을 만들 수도, 또는 바람 사이를 지날 수도 있어요.
홀로 또 함께 움직이는 경험이 생소한 참여자들에게는 이번 움직임들이 낯설면서도 즐거운 경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몸과 표정에서 약간의 긴장과 감동,
즐거움을 엿볼 수 있었거든요.
참여자 분들의 소감으로 1강 후기를 마칩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조용한 음악과 분위기에)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았다. 스스로가 게을러서 그렇게 느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움직일수록 몸이 풀리면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주변도 돌아볼 수 있었다. 이런 활동이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강사님이 말하는 목소리와 단어들이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나의 몸과 주변을 연결할 때 사용한 단어들 중 인상적인 게 많아서, 그 말들을 내가 나에게도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또, 안내자와 여행자 활동을 할 때, 나의 몸을 민감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사실 (나의 몸과 친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어려워서) 이곳에 있는 게 자유롭거나 쉽지는 않지만,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한 도전이어서 다음 시간에도 꼭 자리를 지키고 싶다.”
“공간을 예민하게 느꼈던 시간. 편안하고 고요했다. 순간순간 주어지는 작은 결정들을 하는 존재인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10/2(수)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2강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에는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2강이 진행되었습니다. 유독 더워서 여름이 끝나지 않은 것 같던
9월을 지나고, 10월이 되니 찬 공기가 몸을 감싸는 가을이 되었네요. 워크숍이 진행될 망우마중마을활력소 지하 커뮤니티실에서 가을바람처럼 찾아온 반가운 참여자들을
맞이했어요. 참여자들은 지난주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하나둘 도착했어요.
새로운 참여자들이 있어서 이날 떠오르는 단어와 함께 자기소개를 해보았습니다.
“가을. 계절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곳에 오는 동안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시원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존재와 공간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내가 존재하는 곳에 나의 자리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찾고 있다. 오늘도 떨리는 마음으로,
이곳에 존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다.”
“발을 생각했다. 발의 상태로 인해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 것 같아서.”
두 번째 워크숍은 끝말잇기를 시작으로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진행되었어요. 처음에는 말을 잇고, 떠오르는 생각을 잇고, 움직임을 이어봅니다.
이때 추상적일 수 있는 생각과 움직임에 대해서 타인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어요. 모든 기준은 자기 자신 ‘나’에게 있습니다.
몸을 푼 후, 서서히 이 공간을 탐색해 봅니다. 걷고, 만지고, 그 공간을 자기로 채우면서요. 나의 몸의 각 부분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며 공간을 만납니다.
모두 이어져 있는 나만의 붓들로 공간을 색칠합니다.
파트너와 함께 움직여 보아요. 손가락을 맞대고 빛을 만들고 이를 이동시킵니다. 섬세히 듣고 움직입니다. 우리의 접촉하는 부분은 다른 부분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새롭게 만들어질 수도 있어요. 각자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서 뿌리 내리는 활동도 해봅니다.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 식물도 직선으로 자라기보다 주변의 영향을 받아 곡선으로
자라는 걸 관찰할 수 있는데요. 우리의 몸이 식물이라면 어떤 공간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피어날 수 있을지 상상해 봅니다.
참여자들 중에는 이번 워크숍으로 접촉즉흥춤에 처음 시도해본 분들이 많았어요. 다소 긴장해서 경직되어 있던 지난주보다 훨씬 편안한 표정과 움직임을 나눠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이곳에도 나눕니다.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라는 제목을 보고, 짧은 시간 동안 이 모든 걸 시도해볼 수 있으려나 궁금했는데, 다 진행되어 신기하다. 나는 늘 나의 몸이 낯설다.
그 몸으로 이 공간에 계속 머물려고 했다. 워크숍 중간중간 나의 움직임을 의심했던 적도 있었지만, 강사님이 타인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이야기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이곳에 그냥 ‘나’로서, 또 다른 생명으로서 존재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지난 5월 접촉즉흥춤 워크숍에 참여해서 느꼈던) 연결감을 그동안 잊고 살았었다. 다시 참여해보니 새로운 연결감을 느꼈다. 사람들과 닿았다가 떨어질 때 공허하고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훨씬 더 오래 떨어져서 지내는데도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오늘 잠시나마 붙어있는 동안 느꼈다. 연결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와닿았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는 손이 차가웠는데, 지금은 따뜻하다. 이 시간 동안 에너지를 많이 얻은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과 닿고 있는 것만으로도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정해지지 않은 동작을 하는 게 어색했지만, 감각이 깨어나는 기분이라 좋기도 했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계속 혼자 지냈다. 그러다가 더 이상은 혼자 지내고 싶지 않아서 이곳에 오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사람 사이에 있을 때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원 지하철에서처럼 평소에 모르는 사람들과 닿는 경험은 불쾌한데도, 여기에선 사람들과 닿는 게 좋았다. 마음이 열려서 편안하게 느꼈던 것 같다.”
“평소에 명상을 자주 하는데, 이 춤도 명상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 타인과 연결된 애매모호한 관계와 느낌. 이걸 지금 당장 정의하진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명상적인 효과가
있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접촉하는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새로운 존재가 되어보기도 한 참여자들. 안팎으로 집중을 옮겨가며 열심히
탐구하는 참여자 분들이 참 멋져 보였어요. 조금은 어색하고, 힘들지라도 이번 워크숍 경험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세계를 탐색해가시기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저녁 7시, 망우마중마을활력소 지하 커뮤니티실에서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1강이 진행되었습니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몸을 풀며 참여자들을 기다려 봅니다.
이번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는 중랑구1인가구지원센터와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의 협력사업으로, 지역주민들이 움직임을 통해 자기 몸을 탐색하고
타인과의 연결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5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에서 동명의 프로그램을 먼저 진행한 적이 있지요.
그때 많은 분이 함께하여 서로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받았고, 이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남겨주셨어요. 이를 바탕으로 1인가구 중랑구민을 위한 컨택즉흥춤 워크숍을
다시 한 번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어떤 감각들이 개인 사이를 오가며 연결해줄까요?
즉흥 움직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종현, 서소행 선생님 두 분께서 함께 워크숍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지난 워크숍에서도 함께한 이종현 선생님은 ‘몸의 집’에서 요가와
접촉즉흥을 가르치세요. 혹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을 통해 어떤 활동이 있는지 더 찾아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종현 선생님은 컨택즉흥춤에 대해 ‘움직임을 통해 몸과 몸이 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쉽게 풀어 설명해주셨어요. 춤에서 누가 주도할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다양한 관계를
실험해볼 수 있고, 춤 안에서 나와 내가 맺는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요. 알듯 말듯 신비한 소갯말에 흥미가 생깁니다.
“지난 워크숍에 함께했었는데 좋은 기억이 있어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 스트레칭 하는 걸 좋아해서 이것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나는 내 몸과 친하지 않다.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이 워크숍 제목에 끌렸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움직임이란 뭘지 궁금해서 함께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의 소개를 마치고 움직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걷고, 구르는 참여자들. 어색한 분위기가 서서히 풀어집니다.
이종현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참여자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바닥과 만나고 헤어지기도, 시선을 열어 이 공간을 살피기도 하고, 자기 몸에 집중해서 호흡을 채우고
또 비워봅니다.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경험을 지나, 이제는 타인과 닿아봅니다. 꼭 몸이 닿는 걸 의미하지는 않아요. 접촉이 있든 없든, 거리가 멀든 좁든 우리는 서로에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서고, 멈추고, 움직이는 다양한 움직임으로 다른 몸과 대화합니다. 안내자와 여행자 역할을 나눠 서로의 몸에 더욱 집중하기도 합니다. 말로써 대화하지 않고도 우리는 몸으로
서로를 들으며 여행할 수 있어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감각하는 시도도 해봅니다.
물과 바람이 되어 움직이기도 합니다. 물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들을 하나씩 이야기해봅니다. 생명. 유연성. 흘러가다. 바람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들.
자유. 불다. 증발. 소통. 시원하다. 이에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며 움직여 보아요. 내가 바람이 될 수도, 혹은 바람을 만들 수도, 또는 바람 사이를 지날 수도 있어요.
홀로 또 함께 움직이는 경험이 생소한 참여자들에게는 이번 움직임들이 낯설면서도 즐거운 경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몸과 표정에서 약간의 긴장과 감동,
즐거움을 엿볼 수 있었거든요.
참여자 분들의 소감으로 1강 후기를 마칩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조용한 음악과 분위기에)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았다. 스스로가 게을러서 그렇게 느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움직일수록 몸이 풀리면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주변도 돌아볼 수 있었다. 이런 활동이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강사님이 말하는 목소리와 단어들이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나의 몸과 주변을 연결할 때 사용한 단어들 중 인상적인 게 많아서, 그 말들을 내가 나에게도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또, 안내자와 여행자 활동을 할 때, 나의 몸을 민감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사실 (나의 몸과 친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어려워서) 이곳에 있는 게 자유롭거나 쉽지는 않지만,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한 도전이어서 다음 시간에도 꼭 자리를 지키고 싶다.”
“공간을 예민하게 느꼈던 시간. 편안하고 고요했다. 순간순간 주어지는 작은 결정들을 하는 존재인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10/2(수)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2강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에는 컨택즉흥춤 워크숍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 2강이 진행되었습니다. 유독 더워서 여름이 끝나지 않은 것 같던
9월을 지나고, 10월이 되니 찬 공기가 몸을 감싸는 가을이 되었네요. 워크숍이 진행될 망우마중마을활력소 지하 커뮤니티실에서 가을바람처럼 찾아온 반가운 참여자들을
맞이했어요. 참여자들은 지난주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하나둘 도착했어요.
새로운 참여자들이 있어서 이날 떠오르는 단어와 함께 자기소개를 해보았습니다.
“가을. 계절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곳에 오는 동안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시원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존재와 공간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내가 존재하는 곳에 나의 자리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찾고 있다. 오늘도 떨리는 마음으로,
이곳에 존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다.”
“발을 생각했다. 발의 상태로 인해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 것 같아서.”
두 번째 워크숍은 끝말잇기를 시작으로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진행되었어요. 처음에는 말을 잇고, 떠오르는 생각을 잇고, 움직임을 이어봅니다.
이때 추상적일 수 있는 생각과 움직임에 대해서 타인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어요. 모든 기준은 자기 자신 ‘나’에게 있습니다.
몸을 푼 후, 서서히 이 공간을 탐색해 봅니다. 걷고, 만지고, 그 공간을 자기로 채우면서요. 나의 몸의 각 부분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며 공간을 만납니다.
모두 이어져 있는 나만의 붓들로 공간을 색칠합니다.
파트너와 함께 움직여 보아요. 손가락을 맞대고 빛을 만들고 이를 이동시킵니다. 섬세히 듣고 움직입니다. 우리의 접촉하는 부분은 다른 부분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새롭게 만들어질 수도 있어요. 각자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서 뿌리 내리는 활동도 해봅니다.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 식물도 직선으로 자라기보다 주변의 영향을 받아 곡선으로
자라는 걸 관찰할 수 있는데요. 우리의 몸이 식물이라면 어떤 공간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피어날 수 있을지 상상해 봅니다.
참여자들 중에는 이번 워크숍으로 접촉즉흥춤에 처음 시도해본 분들이 많았어요. 다소 긴장해서 경직되어 있던 지난주보다 훨씬 편안한 표정과 움직임을 나눠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이곳에도 나눕니다.
“‘닿는 몸, 열린 마음, 듣는 상태’라는 제목을 보고, 짧은 시간 동안 이 모든 걸 시도해볼 수 있으려나 궁금했는데, 다 진행되어 신기하다. 나는 늘 나의 몸이 낯설다.
그 몸으로 이 공간에 계속 머물려고 했다. 워크숍 중간중간 나의 움직임을 의심했던 적도 있었지만, 강사님이 타인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이야기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이곳에 그냥 ‘나’로서, 또 다른 생명으로서 존재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지난 5월 접촉즉흥춤 워크숍에 참여해서 느꼈던) 연결감을 그동안 잊고 살았었다. 다시 참여해보니 새로운 연결감을 느꼈다. 사람들과 닿았다가 떨어질 때 공허하고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훨씬 더 오래 떨어져서 지내는데도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오늘 잠시나마 붙어있는 동안 느꼈다. 연결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와닿았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는 손이 차가웠는데, 지금은 따뜻하다. 이 시간 동안 에너지를 많이 얻은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과 닿고 있는 것만으로도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정해지지 않은 동작을 하는 게 어색했지만, 감각이 깨어나는 기분이라 좋기도 했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계속 혼자 지냈다. 그러다가 더 이상은 혼자 지내고 싶지 않아서 이곳에 오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사람 사이에 있을 때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원 지하철에서처럼 평소에 모르는 사람들과 닿는 경험은 불쾌한데도, 여기에선 사람들과 닿는 게 좋았다. 마음이 열려서 편안하게 느꼈던 것 같다.”
“평소에 명상을 자주 하는데, 이 춤도 명상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 타인과 연결된 애매모호한 관계와 느낌. 이걸 지금 당장 정의하진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명상적인 효과가
있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접촉하는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새로운 존재가 되어보기도 한 참여자들. 안팎으로 집중을 옮겨가며 열심히
탐구하는 참여자 분들이 참 멋져 보였어요. 조금은 어색하고, 힘들지라도 이번 워크숍 경험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세계를 탐색해가시기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