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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2025년 중랑구성평등주간 <돌봄 새로운 상상, 이중돌봄과 공동체돌봄 포럼> 후기

9월 2일 오전 10시, 2025 중랑구 성평등주간을 맞아 〈돌봄, 새로운 상상: 이중돌봄과 공동체돌봄〉 포럼이 망우마중마을활력소에서 열렸습니다. 행사장은 순식간에 가득 차 추가 의자를 계속 가져와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이는 돌봄, 특히 '이중돌봄'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화두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중돌봄, 우리 모두의 경험이자 과제
이중돌봄은 한 사람이 동시에 두 명 이상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과거에는 자녀 양육이 끝난 뒤 부모 돌봄을 맡는 순차적 돌봄이 일반적이었지만, 늦은 결혼과 출산, 고령화가 겹치면서 육아와 부모 돌봄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하게 되지만, 아직 사회적 담론은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은 바로 이 문제를 성찰하고, 지역에서 공동체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발제 1 ― 이중돌봄의 현황과 문제: 송다영 교수(인천대 사회복지학과)
송다영 교수는 ‘이중돌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교수는 지금까지의 돌봄 정책이 ‘돌봄을 받는 사람’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실제 돌봄자의 상황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간과되어 왔다고 짚었습니다. “돌봄자는 한 명만 돌보지 않습니다. 돌봄은 특정 시기에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좋은 돌봄은 돌봄자와 피돌봄자의 요구를 함께 반영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중돌봄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토론 1 ― 일본 지역사회의 공생·포괄 돌봄 모델 : 백경흔 강사(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첫 번째 토론에서는 일본의 공생돌봄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중돌봄을 ‘이중속박’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공동체돌봄·공생돌봄·포괄돌봄으로 확장해 이주민·장애인·노인이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교차돌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중앙정부 지원 아래 지자체와 시민사회, NPO가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여기서 ‘지역’은 단순한 행정 단위가 아니라, 시민과 시민사회, 시민사업체가 직접 필요에 응답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의미합니다. 대표적 사례로 요코하마시 츠루미구의 230카페가 언급되었습니다. 어린이집, 마을 카페, 장애-외국인 지원 단체가 한 건물 안에 입주하여 다세대·다문화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구조입니다. 국적·연령·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돌봄을 받고, 마을 주민과 외국인 아동이 함께 식사를 나누며, 세대 간 소통이 이어집니다. 스다 요헤이 대표는 이를 “상하 관계도, 단순한 동등 관계도 아닌 사선의 관계”라 표현하며, 얽히고 협력하는 관계망으로서의 돌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가나가와현의 소부다이 단지 재생사업은 노후 아파트 단지를 재생해 고령자, 아동, 청년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전환한 사례였습니다. 돌봄·의료·교육·상업 공간을 연결해 ‘모두의 복지 거점’을 만들었고, 대학생과 청년을 유입해 노인의 고립을 해소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돌봄을 단순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삶의 공동체를 재생하는 작업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돌봄을 국가 책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공동체가 먼저 대안을 만들고, 정부가 그것을 제도화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무엇보다 돌봄은 보편적·획일적 서비스가 아니라, 가장 작은 생활 단위에서 드러나는 구체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토론 2 ― 이중돌봄과 여성의 노동권: 김지희 센터장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두 번째 토론은 김지희 서울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센터장이 맡았습니다. 김 센터장은 센터가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진행한 3,797건의 상담 사례 중 97.9%(3,716건)가 직장 내 고충 상담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중돌봄이 여성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육아휴직 관련 상담의 84% 이상이 ‘해고 또는 해고 위협’, 출산전후휴가 상담의 90% 이상이 불리한 처우(부당전보, 계약 해지, 승진 제한 등)로 이어졌다는 점은 제도의 실효성이 현장에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여성에게 이러한 불이익이 집중되면서, 돌봄 문제가 곧 노동권과 성평등권을 침해하는 구조적 불평등 문제로 드러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토론 3 ― 중랑에서 만들어가는 공동체 돌봄: 김영미 운영위원장 (중랑건강공동체)

마지막으로 김영미 중랑건강공동체 운영위원장은 지역사회에서 공동체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중랑에서는 돌봄 제공자이자 동시에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주민들을 ‘건강돌봄활동가’로 양성하여, 돌봄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주민이 돌봄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주체로 성장해 이웃을 돌보는 방식은, 돌봄을 친족 안에서만 해결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이 발표는 앞서 일본의 230카페나 소부다이 단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일본에서 지역사회가 공생·포괄 돌봄을 실현했듯, 한국에서는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중랑이라는 구체적 공간에서 어떤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지역 안에서 돌봄의 순환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랑의 목표로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복지시설을 늘리거나 제도적 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서로를 돌보며 지역이 곧 삶의 안전망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돌봄을 가족 내부 문제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관계망으로 확장하는 모델로 평가받았습니다.
함께 던진 질문들

이번 포럼에서 나온 질문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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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시민사회가 돌봄 요구를 주도적으로 발견하고 제도화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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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돌봄 모델이 단순한 대안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지속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참석자들은 활발한 토론을 이어가며, 돌봄을 개인의 짐이 아닌 사회적 과제, 나아가 공동의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맺음말
이번 포럼은 이중돌봄 문제를 ‘개인의 고통’에서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고, 공동체 차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모색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는 지역사회와 함께 돌봄의 새로운 상상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경험하는 돌봄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돌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어떤 ‘상상’을 품고 살아가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