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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2025 중랑구 우리동네 젠더스쿨] 널스플레인 <우리동네 남자들 웰니스 소셜링>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5-09-18 15:42
조회
274

중랑구 기반 간호사들의 모임 널스플레인은 올해 우리동네젠더스쿨 선정팀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지역 내 1인가구·고독가구 중에서도 특히 ‘남성’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요. 돌봄은 보통 여성들의 몫으로 여겨지고, 자기돌봄이나 치유 활동도 여성들에게만 익숙한 영역으로 생각되곤 합니다. 널스플레인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남성들이 자기 삶과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며 관계를 통한 돌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시도했습니다. 이는 곧 젠더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돌봄의 가능성을 여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6월 28일 무릎팍 남성성 상담소


“남자다움? 나다움!”
첫 번째 시간은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남함페)의 이한 님이 강연을 맡아주셨습니다. 흔히 말하는 ‘맨박스(man box)’, 즉 남성성을 특정한 틀에 가두는 사회적 규범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그것을 벗어날 때 어떤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할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어요.
“강한 척해야 한다”는 압박,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규범이 실제 남성들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이번 모임에는 F to M 지정성별전환 남성, 10대 청소년, 중년 남성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신청했는데요. 맨박스가 어떻게 남성들을 스스로가 될 수 없게 옭아매는지, 그리고 성평등이 왜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중요한 과제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7월 19일 ― 웰니스 경매장: 자기돌봄의 자산가치


이날은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자기돌봄을 성찰했습니다.
“만약 자기돌봄을 자산처럼 가격을 매긴다면 얼마의 가치를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되돌아보았습니다.
특히 그동안 자기돌봄을 사치나 여성적인 것으로만 여겨온 남성 참가자들이, 스스로에게 필요한 돌봄 자원을 진지하게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는 경험을 통해 자기돌봄을 ‘투자’가 아닌 ‘필수’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월 2일 & 8월 16일 ― 요가 & 싱잉볼 명상

요가와 싱잉볼 명상 같은 활동은 그동안 대체로 여성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여겨져, 남성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돌봄과 치유가 여성에게만 익숙한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남성들은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기회를 쉽게 가지지 못했던 것이지요.
널스플레인은 이 편견의 문턱을 낮추고, 남성 참가자들이 처음으로 자기 몸의 감각을 천천히 따라가고, 마음을 느리게 돌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힐링 프로그램을 넘어, 남성들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며 또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명상이 이렇게 편안한 거였나요?”라는 소감처럼, 일상에서 결코 꺼내기 어려웠던 정서적 휴식과 자기 돌봄의 언어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는 곧 돌봄을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권리이자 실천으로 확장해 나가는 작은 걸음이기도 했습니다.
9월 6일 ― 남자들의 진짜 연애 이야기

마지막 시간은 남다른성교육연구소 김연웅 강사님과 함께했습니다.
연애, 결혼, 성관계, 그리고 이별까지… 남성들이 평소라면 쉽게 꺼내지 못하는 경험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남성들 사이에서 ‘연애 이야기’가 종종 성관계에 관한 이야기로만 국한되는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대화는 단순히 성적 경험의 공유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불안·기대·실망을 함께 나누고, 돌봄과 친밀함에 대한 갈망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진짜 하기 힘든 이야기, 친밀함의 이야기”를 안전한 분위기에서 꺼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남성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감하며, 연애가 단순한 성적 수행의 문제가 아니라 돌봄과 평등이 흐르는 관계 맺기라는 새로운 시선을 열어간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대화는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했습니다.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과제가 아니라, 남성들이 스스로의 관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친밀함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자 기반이라는 것을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널스플레인의 ‘웰니스 소셜링’은 남성들이 자기돌봄과 친밀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드문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자기돌봄을 여성적 활동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남성에게도 중요한 삶의 과제로 확장해 나간 시도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지속되어, 중랑구의 다양한 남성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 돌보고 연결되는 경험을 쌓아가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