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발간자료
<중랑x성평등x잇다> 망우산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 박민숙 활동가
중랑x성평등x잇다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3-05-12 13:50
조회
457
'일상과 마을 그리고 성평등' 이야기
<중랑X성평등X잇다>
중랑구에서 살아가는 당신이 들려주는 '일상과 마을 그리고 성평등' 이야기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가 지역 주민과 활동가를 직접 만나
성평등과 마을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매월 1회 발행되는 카드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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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과 바다, 바람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마을과아이들’, 마을에 계신 좋은 분들, 소박함, 느림을 사랑하는 박민숙입니다. 중랑구에서 23년째 살고 있는 주민이기도 합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마을과아이들’이라는 공동체에서 2019년 2월부터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마을 사람들이 마을 안에서 만나고 관계 맺고 즐겁게 함께 살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연결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시고 그러면서 본인의 내면에 아이를 만난다고 생각해요. ‘마을과아이들’ 활동을 통해 정말 아이처럼 웃는 주민들을 많이 만나거든요.
마을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마을에서 이런저런 강의를 들었어요. 그러다가 한살림 생명학교, 논살림에 참여했고 초록상상도 알게 되었구요. 한살림과 초록상상 그리고 면목도서관독서모임 패랭이를 통해 ‘내가 알고 있던 세상과 다르게 살 수도 있구나, 정말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참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활동가라는 일이 좋았습니다. 그런 다양한 활동들이 연결이 되어 ‘마을과 아이들’에서 계속하고 있어요.
*한살림;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운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생활협동조합
*초록상상;생태, 환경, 성평등 운동을 하는 중랑구 풀뿌리여성단체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을까요?
코로나 때 초기에 주변 상인들 힘내시라고 떡 나눔을 했는데 그 때 상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느끼게 되었고 동네를 더날 수 밖에 없는 분들을 보면서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해에 마을미디어사업을 지원받아서 ‘마을다큐’를 찍었어요.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담고 장애인들의 이야기도 담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 벽들이 많이 무너졌다는 경험을 했어요.
작년에 ‘망우만끽’ 마을축제를 준비하면서 기금 마련을 위해 마을에 협조를 요청했는데 주변 상가 상인들이 흔쾌히 기금을 내 주시고 ‘나도 하고 싶었어.’ 이러면서 응원해 주셨던 일도 기억에 남아요. 말씀은 안 하셨지만 ‘마을과 아이들이 하는 일들을 지켜 보고 계셨구나,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계시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뭉클했어요.
여성의 날에는 해마다 지역 주민들에게 장미꽃 나눔을 하고 있어요. 올해 근처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게 꽃을 드렸더니 받아도 되냐면서 낯설어 하셨어요. 작년에는 꽃을 받고 저한테 다가와서 평생 처음 꽃을 받아본다면서 아이처럼 행복해 하시는 분도 있었구요. 그럴 때마다 누군가에게는 흔한 꽃 한 송이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도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활동을 하며 경험한 성차별적인 상황이 있으신가요?
퍼실로 공론장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한 남성이 굉장히 권위적인 태도로 주변 여성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기 의견을 고집했어요. 진행자가 조정을 하려고 해도 안 되더라구요.
아직도 마을 활동에서 대표를 하거나 중요한 의견을 내는 자리에는 남성들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반면에 여성들은 활동가로서 역할 외에 육아나 돌봄노동 때문에 단체에서 역할을 맡는 것을 주저하기도 하구요.
*퍼실;퍼실리테이터. 회의, 토론 등에서 참여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
일상에서 성별로 인해 경험한 차별이나 폭력이 있다면요?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병간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너무나 당연하게 그 역할을 며느리인 제가 해야 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당시 저도 몸이 아프고 팔도 잘 못 쓰는 힘든 상황인데도요.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병든 부모님을 돌보는 일은 당연히 여성인 며느리가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성평등이 선생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처음 페미니즘을 알게 되었을 때는 골치 아프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렵기도 했고. 점차 성차별이 있다는 사실, 그전까지는 몰랐지만 내가 겪은 일들, 주변 여성들이 겪은 일들이 성차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은 그런 상황마다 대응을 잘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내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해요. 스스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최근 관심 있는 성평등 이슈는 무엇인가요?
활동가로 일하다 보면 홍보물이나 안내문을 만들게 되는데 그 때마다 제가 사용하는 언어가 나도 모르게 차별이나 혐오를 담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단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나이 들어가는 여성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내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구요.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 두터워지는 뱃살 등등 몸이 변하는데 편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주변에서도 자연스럽게 봐 주기보다는 신경쓰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희망을 말하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참 암담해요. 기후위기도 그렇고 성차별도 그렇고. 그래서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 여기, 지금 당장, 매일매일이 너희에게는 축제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마을과아이들’이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 하려고 하는 활동들이 이런 제 바람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보라마녀/사진;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