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우울, 함께 돌보는 중랑마을 만들기> 자기돌봄워크숍 ‘미술’ 4050그룹후기
우울을 마주하고 자기를 잘 보살피며 서로가 함께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자기돌봄워크숍은 미술, 몸, 말하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나의 마음과 우울을 돌보고 함께 연결되는 경험을 하시기를 바라며 준비하였습니다.
7월의 20-30대를 위한 워크숍을 잘 마치고 8월에는 40-50대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18일 늦은 7시 40-50대 첫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40-50대 미술워크숍도 모즐리회복센터에서 전문예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권젬마님과 함께 했습니다.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에 참여자분들에게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이유와 진행 과정을 설명드렸습니다. 센터가 워크숍을 진행하는 의미가 참여자들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라면서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워크숍 약속’을 함께 낭독했어요.
권젬마님이 참가자들에게 질문하셨어요. “감정이란 무엇인가요?”
‘오감으로 경험하는 자극’
‘즉각적으로 느끼는 것’
‘마음의 색깔’
‘내가 외면했던 것들’
‘나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에너지’
여러분이라면 이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하셨을까요? ‘내가 외면했던 것들’, ‘나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에너지’ 참가자들의 답을 들으면서 오늘 워크숍이 왠지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어서 권젬마님이 폴 애크만의 이론을 설명해 주셨어요.
- 감정은 인간이라는 종의 특징이다.
- 인간에게는 타고난 6개의 1차적 감정이 있다.
- 감정은 얼굴 표정과 일치한다.
행복, 슬픔, 두려움, 놀람, 화, 혐오는 근본 감정이라고 불리는 1차적 감정이라고 해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각자 1차적 감정 그리기 작업을 해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깊이 생각하지 않기. 그 감정을 생각했을 때 몸의 반응으로 그림을 그려 보는 거예요. 색을 고르고 도구를 선택하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근본 감정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느끼는지 표현하는지 알아봅니다. 나는 미처 알아채지 못한 나의 감정을 서로가 알아봐 주기도 하면서요.
같은 감정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고 표현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생각하면 밝은 색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멀리 퍼지는 모양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비슷하지만 달랐어요.
슬픈 감정이 들면 안 되니까 그 감정이 오지 않게 막는다는 한 참가자의 이야기에 선생님은 감정은 좋고 나쁜 것이 없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감정은 반드시 사라진다는 말씀도요. 우리에게 남아있는 감정은 그 감정에 담긴 이야기가 있어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감정이라고. 우리들은 감정과 생각을 헷갈리는 경향이 있다고도 말씀해 주셨어요. 그림이 주는 장점은 비언어적인 방법이라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찾아보기 좋은 도구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자신이 알고 싶은 감정에 대해 그림을 그려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그림과 1차적 감정 그림을 함께 보면서 어떤 요소들이 겹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표현 방식이 겹치기도 하고 색감이 겹치기도 하구요. 보고 그린 것도 아닌데 그림 주제가 같은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도 1차적 감정 그림에 사용했던 색감, 표현 방식들이 겹칩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그림이라는 비언어적 도구의 장점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각자 그린 1차적 감정 그림과 2차 그림을 보면서 자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을 우울하게 하는 상황들, 관계들, 우울감으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는 상황들, 위로받고 싶은 마음들 등등.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공감하며 위로받는 참가자들 사이에 어떤 에너지막이 생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울과 불안은 단순 감정이 아니라 복합 감정입니다. 우울하다고 표현하지만 그 안에는 슬픔, 절망, 무기력함, 화남 등 다양한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자기 안의 감정을 마주하고 찾아내고 잘 보살피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을 한 줄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니가 좋아’
‘그 동안 수고했어. 고마워.’
‘애썼어.’
‘넌 멋진 여자야. 행복할 자격이 있어.’
‘넌 여유롭게 살 거야.’
‘걷기를 좋아하는구나. 나랑 걸을래.’
‘그대로 괜찮아.’
‘다음주에도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해 주며 워크숍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줄의 말인데 그 말을 들으며 위로를 받습니다. 늦은 시간 3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워크숍이 끝나는 게 아쉽다고 할 정도로 긴 여운을 남기며 1차 워크숍이 끝났습니다.
2차 몸 워크숍과 3차 말하기 워크숍에서도 스스로 마음과 몸을 돌아보고 자기를 돌보고 서로 돌보며 연결되는 경험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3번의 워크숍이 모두 끝나고 참여자분들이 조금은 용감하게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자기돌봄을 위한 힘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2차 몸 워크숍 후기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