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2026 세계여성의날] 중랑 여성 인물 만나기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6-03-16 16:14
조회
6

매년 3월 8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 노동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맞서 노동권과 여성의 권리를 요구한 역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26년 여성의 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노동권을 비롯한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인물을 통해 여성의 날을 기억해 보기 위해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는 초록상상과 함께 중랑의 여성 인물 만나기를 준비했습니다.
중랑구에는 1970년대 YH무역의 노동자였던 김경숙 열사, 풀뿌리 여성주의 환경운동가였던 장이정수 활동가가 있습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공간을 직접 방문해 세계 여성의 날과 나, 우리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3월 11일, 모임 장소인 장이정수의 서재로 참여자들이 모였습니다. 장이정수의 서재는 생전 고인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색하던 공간입니다. 여전히 곳곳에서 장이정수 활동가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입니다. 누군가는 반가움으로 누군가는 여전히 떨치지 못한 슬픔과 아쉬움으로 누군가는 궁금증으로 만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먼저 참여자들이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궁금증과 호기심, 그리움, 의미 찾기 등 다양한 참여 동기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초록상상 성평등팀의 푸슬이 이끔이가 되어 그림책 [서프러제트]를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림책 속의 중요한 부분을 나누어 함께 읽고 그림을 살펴 보며 과거 여성의 참정권과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여성 활동가들의 운동사를 나누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기도 한 내용이지만 뜻깊은 날, 의미 있는 장소에서 함께 모여 읽으니 조금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참여자 중 한 분은 그림책을 읽고 난 뒤 익숙한 문화와 관습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나의 주저함이 우리 사회 성평등의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는 고민을 남겨 주시기도 했습니다. 지난 탄핵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응원봉을 들었던 여성들이 생각난다는 분, 책 속의 인물을 보며 오늘 우리가 만날 김경숙 열사와 장이정수 활동가가 오버랩되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내가 당장 그 혜택을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분들 덕분에 오늘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을 장이정수 활동가의 삶과 생전의 활동, 각자의 기억과 추억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이정수의 시간은 멈추었지만 활동은 여전히 누군가를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를 나누며 첫 번째 공간에서의 만남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다행히 조금은 더 따스해진 공기를 느끼며 두 번째 장소인 녹색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어서 살구와 함께 김경숙 열사가 남긴 일기를 통해 그분의 삶과 시대, 노동 운동의 흔적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 시절 여성들이 그랬듯이 가난한 시골에서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열심히 일했던 여성노동자 김경숙, 점차 현실을 깨닫고 자신과 동료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부당한 상황에 맞서 노동 운동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열사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모르는 그 시절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평범한 삶을 꿈꾸었을 여성 노동자들이 권력과 폭력에 맞서 행동에 나섰던 당시 상황이 지금과는 어떻게 달라지고 또 어떻게 닮아있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녹색병원으로 가는 길, 김경숙 열사를 기리는 김경숙로가 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며 그 길을 걷습니다.
녹색병원은 김경숙 열사가 일했던 YH무역 공장이 사라지고 현재의 녹색병원이 되었습니다. 노동자를 존중하고 지역사회에 열려 있는 중랑구의 보물 같은 병원이기도 합니다. 녹색병원의 지하에 김경숙 열사 전시물과 YH무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리는 현판 등을 관람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중랑에 이렇게 훌륭한 여성 활동가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소감, 아이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다는 소감, 뜻깊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소감까지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혜택과 권리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삽니다. 혜택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익숙함과 당연함들도 많습니다. 그 당연함들이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 되기까지 누군가의 용기와 희생과 끈질긴 운동의 시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여성들이 현재의 여성들을 돕고 현재의 여성들이 미래의 여성들을 돕는 연대의 힘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도 그 길에 함께 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