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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자료
성평등알림장6 - 2차가해와 디지털성폭력
성평등알림장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6-04-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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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알림장6 <2차가해와 디지털성폭력>
- 2026년 4월 22일 (수) 발행 -
1. 디지털공간에서의 2차 가해지금까지 알림장에서 살펴본 디지털성폭력은 불법촬영, 딥페이크 제작 맟 유포 등 직접적인 가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성폭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성폭력 이후 온라인에서 이어지는 명예훼손, 사이버불링과 같은 2차 가해까지 디지털성폭력이라는 틀 안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김현진 씨 미투 사건
며칠 전 세상을 떠난 김현진 씨는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연대에 앞장섰던 인물입니다. 2016년, 시인 박진성에 의한 성희롱 피해를 익명으로 알렸지만 가해자는 이를 ‘허위 미투’로 몰아갔고, 이후 디지털 공간에서 그를 향한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3. 사이버불링과 디지털성폭력
가해자 박씨는 온라인에서 피해자의 주민등록증 사진과 개인정보를 반복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98년생 김현진’이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피해자를 특정하고 ‘허위 미투’ 프레임을 씌워 조롱하기 위해 붙여진 표현이었습니다. 이 호명은 누리꾼들의 가담을 불러, 집단적 사이버불링인 ‘조리돌림’으로 이어졌습니다.
4. 조리돌림과 좌표찍기
조리돌림은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뒤, 다수가 함께 비난하고 조롱하는 집단적 괴롭힘입니다. 여기에 '좌표찍기'가 결합되면, 이름, 계정, 신상정보가 공유되며 공격 대상의 정보가 온라인 공간에 확산됩니다. 이렇게 퍼진 정보를 따라 사람들이 몰려와 공격에 가담하면서 피해자는 온라인 공간에서 2차 가해에 지속적으로 노출됩니다.
5. 하나의 구조
이와 같은 조리돌림과 좌표찍기로 극화되는 사이버불링과 디지털성폭력은 분리된 문제가 아닙니다. 성폭력 피해를 밝히며 나선 피해자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고, 또 다른 성적 공격으로 이어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조차 드러내기 어렵게 만들고, 결국 완전한 침묵을 강요하는 ‘폭력의 사이클’을 형성합니다.
6. 사회적 서사
이러한 2차 가해는 무해한 우려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소송이 진행되던 중, 가해자가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자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 그의 상태를 우려하는 발언을 온라인에서 이어갔습니다.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은 SNS를 통해 가해자의 안위를 걱정하며 관련 보도를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의도와는 별개로 사건의 초점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고통으로 이동시키고,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의심하거나 약화시키는 효과를 낳습니다.
특히 자살을 암시하거나 자살로 위협하는 행위 역시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폭력의 한 형태임에도, 이러한 맥락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채 오히려 가해자의 ‘피해 서사’ 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소비되었습니다. 이처럼 권력을 가진 인물의 ‘무고한’ 발언은 폭력의 구조를 가릴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성폭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말할 것인지, 사회적 서사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7. 그럼에도, 싸운 사람의 이야기
김현진 씨는 4년간 이어진 재판 과정에서도 숨거나 피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증언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되고 진실이 묻히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는 법정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기로 선택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는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이 판결은 ‘무고녀’로 낙인찍혀 온라인 공간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던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남겼습니다.
8.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쉽게 공격 대상이 됩니다.
- 성폭력 피해자 신상 공개와 ‘꽃뱀’ 프레임
- 피해자의 직장 및 지인을 통한 ‘평판 공격’ 확산
- 피해자의 사진을 퍼와 외모 평가 및 성적 이미지로 가공 및 조롱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를 다시 성적 대상으로 평가하고 규정하며, 피해 사실을 말할 권리와 관계 맺을 권리를 위축시킵니다. 즉, 개인의 성적 경험과 서사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 곧 성적 자기결정권 자체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면에서, 사이버불링과 2차 가해는 단순한 괴롭힘이 아니라 디지털성폭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9. 디지털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공간의 익명성과 빠른 확산 구조 속에서 2차 가해는 더욱 쉽게 가속화됩니다. 한 번 유포된 정보와 낙인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며, 피해자를 다시 성적 대상으로 평가하고 규정하는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멈추기 위해서는 가해를 처벌하는 것뿐 아니라, 가해자를 방관하거나,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디지털 시민의식이 함께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