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성평등마을만들기 - 중랑청년네트워크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6-09-21 17:13
조회
3

9월 16일 저녁 7시, 중랑청년청에서 중랑청년네트워크 위원들과 함께 ‘성평등마을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성인지 감수성, 나의 일상과 세상 다시 보기’. 성평등이라는 익숙한 말을 우리의 일상 가까이 가져와, 평소 당연하게 지나쳤던 말과 행동, 관계와 공간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질문하는 것이다.” 이날 워크숍은 이 문장에서 시작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무엇이 차별이고 아닌지를 구분하는 지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별에 따라 사람에게 다르게 요구되는 역할과 행동을 알아차리고, “왜 여기에 특정한 사람은 보이지 않을까?”, “왜 이 역할은 당연히 여성 혹은 남성의 몫이라고 생각할까?”라고 질문하는 힘에 가깝습니다.

이어 바둑알을 활용한 ‘나는 어디쯤?’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유롭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택시에서 반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밤길을 걸을 때 두려움을 느끼는지, 학력이나 출신학교를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지 등 다양한 질문에 따라 바둑알을 가져가거나 내려놓았습니다. 질문이 이어지자 자연스럽게 각자의 경험도 쏟아졌습니다. 택시에서 반말이나 훈계를 들었던 경험, 일을 하며 의식적으로 사투리를 고쳤던 경험, 밤길이 두려워 일부러 휴대전화로 소리를 내며 걸었던 경험 등이 공유됐습니다. 성별뿐 아니라 장애 여부, 지역, 학력, 가족 형태, 성적지향, 나이, 경제력과 직급 등 우리가 서 있는 여러 위치에 따라 같은 일상도 전혀 다르게 경험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권은 특별한 사람만 가진 권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사회적 조건 덕분에 누리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편안함일 수 있습니다. 워크숍에서는 이를 “특권은 에너지 절약 장치”라고 표현했습니다. 나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는 끊임없이 대비하고 설명하고 눈치를 살피며 해야 한다면, 그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 역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두 번째 활동에서는 ‘젠더감수성 카드’를 활용해 우리가 직장과 모임, 지역사회에서 무심코 주고받는 말과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참여자들은 직접 경험했거나 이야기해보고 싶은 카드에 스티커를 붙인 뒤 “이 말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를 모둠별로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연애-결혼-출산을 당연한 삶의 경로처럼 묻는 질문과 채용 과정에서 결혼 계획을 묻는 상황 등을 두고 활발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친근함의 표현이나 가벼운 스몰토크라고 생각했던 말도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거나 방어해야 하는 질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돌아보았습니다. 육아휴직을 둘러싼 이야기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휴직자의 빈자리를 다른 직원의 희생으로 메우지 않고 누구나 돌봄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을 갖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모든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익숙한 것을 한 번 더 낯설게 보고, 내가 편안하게 누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편안한지 질문하고, 미처 몰랐던 경험 앞에서 배우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날 청년위원회 위원들과 나눈 이야기처럼 성평등한 마을 역시 거창한 선언만으로 만들어지기보다, “왜 그렇지?”라고 묻는 작은 질문과 무심코 건네던 말을 한번 바꿔보는 시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