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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몸으로 만나는 성평등 - 초경에서 완경까지 몸의 지혜 따라가기 5월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3-06-02 14:37
조회
401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기념하여 센터에서 준비한 월경 워크숍 ‘초경에서 완경까지 몸의 지혜 따라가기’ 첫 번째 시간이 열렸습니다. 오늘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실 백윤영미 샘께서 근사한 차크라 태피스트리 위에 ‘마더피스타로’ 카드와 ‘달의 딸’ 타로카드를 펼치는 순간 이미 프로그램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여성주의카드입니다.

오늘은 여성주의 타로카드의 모양처럼 의자를 놓고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앉아서 진행되었습니다. 누군가 오늘 프로그램에 왜 참여했는지 이야기하고 그 내용이 나에게 해당되면 이야기를 한 참여자와 함께 자기 자리에 앉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쑥스럽거나 낯가림이 풀리는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참 좋겠다 싶었어요. 슬며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묻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월경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서, 양육하고 있는 여자 조카가 곧 월경을 할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고 싶어서, 월경을 하면서 몸에 이상이 생겼고 몸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이제 중년을 넘어가며 삶의 전환기를 맞았는데 이런 경험들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등등 참여한 이유도 다 제각각이지만 오늘만큼은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편안하게 월경과 나의 월경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아, 아직 지역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새로운 강사샘에 대한 흥미와 기대도 있었답니다.
용어에 대한 이야기로 워크숍이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월경을 뭐라고 부르는지? 왜 월경을 말하지 못하는지? 용어에 대한 이야기만 시작했는데 할 말이 많습니다.

원 안의 원, 서클게임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월경의 기억들은 개인차가 있지만 여성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경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월경이 무엇인지 누구도 정확하게 알려 주지 않았고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내 몸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 건지 등등 여성 형제들이 가득한 가족 안에서도 일상적으로 이야기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조별로 나누어 월경에 대한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을 나누었는데요. 좋은 기억보다는 힘들고 불편했던 기억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월경 때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분, 월경통을 걱정하고 배려해 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 좋았다는 좋은 기억들도 있었어요.
월경에 대한 이야기는 여성으로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나갈 수 있었고 지금보다 조금 더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는 조건, 상황들이 무엇일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후기에 인상적이었던 내용으로 꼽아 주신 나의 에너지를 나누는 체험을 나누고 선생님이 가져오신 아름답고 신비로운 타로를 보면서 월경, 여성으로 산다는 것, 돌봄에 대한 앞선 여성들의 지혜를 나누며 3시간의 워크숍을 마무리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오늘 나눠 주신 이야기들입니다.
“월경에 대해 이렇게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시간 동안 월경과 몸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늘 치유의 시간이었어요. 오늘도 그렇습니다.”
“완경 파티를 꼭 준비해야겠어요.”, “완경 파티를 성대하게 치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 거 어려워서 긴장하는데 오늘은 좀 달랐어요. 오늘 월경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몸의 변화를 듣고 나니 지금이 배란기일까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선생님 만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월경주기에 따른 몸의 변화를 알고 나니 우울했던 내가 자연스러운 거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우울한 사람이었던 게 아니라 월경주기에 따른 몸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우울감이 들게 되었던 거라고.”
“에너지 나누는 체험을 하면서 내가 A로 살아서 그 방식이 편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상대방이 느끼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런 나에 대해 살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즐기셨지만 오늘 워크숍이 월경에 대해 편안하게 말하고 내 몸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센터에서는 오랜 시간 활동가들이 생각하고 논의해서 진행하는데요 늘 그렇듯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의도와 내용이 참여자들에게 잘 닿았다는 생각이 들면 힘이 납니다. 2번째 시간은 어떤 분들이 함께 하게 될지 기대하면서 일주일 뒤를 기다립니다.
*매년 5월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입니다. 세계 월경의 날은 월경에 대한 금기를 없애고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여성들의 평균 월경주기 28일과 월경일 5일을 상징하는 의미로 5월 28일입니다. 이날을 기념하여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강연, 캠페인, 축제 등이 열립니다.
#모두를 위한 월경권
#건강하고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월경권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