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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자기방어훈련 워크샵(4월)> 1강 후기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3-04-11 16:59
조회
320
4월 7일 금요일 저녁 7시, <자기방어훈련 워크샵>에서 새로운 분들과 함께 만났어요. 그 뜨거운 열정의 현장으로 같이 떠나보실까요?
이번 자기방어훈련 워크샵에서는 비건 빵을 다과로 준비했어요. 지난 3월 워크샵 참여자께서 ‘비건 빵을 준비해줘서 좋다’고 말씀 주신 게 기억나네요. 이번 다과인 비건 소금빵은 중랑구의 비건 빵집 #빵꽃빵꽃 에서 주문했답니다. 맛도 좋고, 위가 편안한 비건 빵을 찾으신다면 빵꽃빵꽃에 들러보세요!
사실 담당자는 이번 워크샵 참여자를 모집할 때 조금 걱정을 했어요. 3월 참여자 모집 때보다 정원이 차는 속도가 느렸거든요. 이 귀한 금요일 저녁에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 함께할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워크샵 당일이 되자 눈 녹듯 사라졌어요. 일주일간 쌓인 피로에도 불구하고 신청해주신 분 전원이 참석해주셨다는 놀라운 사실! <자기방어훈련 워크샵>의 인기가 실감이 나는 한편, 여성의 안전을 사회 안에서 보장할 수 없어 개인이 노력해야 하는 현실에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짧은 스트레칭을 마치고 난 뒤 강사님 소개와 이론적인 설명을 먼저 들었어요. 양민영, 이효나 선생님이 소속된 ‘운동친구’는 여성이 소외되지 않는 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단체로, 자기방어훈련이나 러닝 등 다양한 운동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요.
최근에 ‘강남 납치 살인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지요. 양민영 선생님은 그 사건을 접하고 ‘과연 저 상황에서 대처를 할 수 있을까?’ 하며 막막하셨다고 해요. 당연히 해당 사건은 다양한 원인이 얽혀있어 개인 한 명에게 책임 소재를 돌릴 수 없는, 사회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런 소식을 접하는 이들은 막연하게 두려워 할 수밖에 없지요. 오늘 워크샵에서 우리가 거대한 구조 앞에서 무력해지기보다 각자의 눈앞에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언제 자기방어가 시작되어야 할까요?”
자기방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 개념’이라고 해요. 언제 방어를 시작해야 할지 아는 것이 필요하지요. 예를 들어, 100미터 밖에 있는 누군가는 나에게 해를 가하기 어렵지만, 당장 눈앞 1미터 앞에 있는 사람이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면 바로 해를 입게 돼요.
방어의 마지노선 거리는 1m라고 합니다. 약 두 팔 정도의 거리죠. 이보다 거리가 가까워지다가 한 팔 거리(약 50cm) 이내로 들어오는 경우는 두 가지예요. 굉장히 친밀한 관계거나 혹은 위협적인 상황이거나. 상대를 가장 강하게 가격할 수 있는 거리 역시 한 팔 거리라고 합니다. 그 거리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물론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예 가해자에게 가까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워크샵을 통해 위협 상황에서 안전하게 일어서는 방법, 상대가 통제하려고 할 때 벗어나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이 모든 기술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이에요. 많은 여성들이 문제 상황에서 순간을 회피하고 싶어 하지만, 시선을 상대에게 두는 것만으로도 훨씬 안전할 수 있습니다.
워크샵을 마치면서 다양한 질문들이 들어왔어요. 그 질문과 답변을 공유해요.
“추천하는 호신용품이 있는지?”
“호신용품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위험 상황에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 개중 추천하자면 소리가 크게 나는 제품이 낫다. 다른 사람들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호신술 강의를 듣다 보면 몸의 기능을 높이는 게 위협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남녀가 몸을 부딪히면서 하는 운동은 거부감이 든다. 혹시 해주실 말씀이 있을지.”
“움직임 기능이 높은 게 유리하기는 하다. 모든 방어는 긴장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그게 평소 익숙한 동작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모든 방어 기술을 익히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격투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도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맨몸운동으로도 가능하다. 코어 힘을 기른다든지, 몸에 힘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접촉에 대해 막연하게 거부감이 든다면 호신술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이 타인과 어느 정도까지 접촉할 수 있는지 체험해보는 것. 일회성으로라도 경험해보는 걸 추천.”
“한강에 앉아 있다고 가정했던 시뮬레이션에서 낯선 사람이 주변에 계속 어슬렁거리는 상황이라든지, 길을 알려달라고 하는 등 상대가 용건이 있는 경우에는 방어하기 어렵지 않을까?”
“대한민국 여성들은 자기검열을 많이 한다. 상대가 위험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조차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감을 믿어야 한다. 전문가가 사건·사고 사례를 분석했을 때 피해자들의 사전 직관(”왠지 그럴 것 같았다.“)이 맞을 때가 많다고 보고한다.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자신의 감을 믿고 자리를 피하거나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교육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공격적인 태도를 갖자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무조건 친절하거나 상대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경계를 세우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경계는 많이 세워도 지나치지 않다. 근거 없이 상대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자기검열이 더 위험하다. 그동안의 경험과 자신의 감을 믿어라.”
“상대와 두 팔 거리 이상 벌어지게 되면 뒤돌아 도망쳐도 되나?”
“그렇다. 도망은 최우선의 자기방어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도 소리를 크게 지르면서 도망쳐라. 큰 소리가 상대를 위축시킬 수 있다.”
모두에게 귀중한 금요일 저녁, <자기방어훈련 워크샵> 덕분에 알차게 보낼 수 있었네요. 참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서도 이날의 몸 감각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민영 선생님께서 워크샵 중에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우리가 빠져 나갈 수 없다고 여기는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겁이 나서 벗어날 의지를 갖지 못할 때마저도 분명 빠져나갈 길이 있다.” 어떤 상황에도 허점은 있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우리가 그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는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도 <자기방어훈련 워크샵> 2강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비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부는데요. 각지에 비 피해 없기를 바라며 후기 글을 마칩니다.
[자기방어훈련 참고 자료]
이번 자기방어훈련 워크샵에서는 비건 빵을 다과로 준비했어요. 지난 3월 워크샵 참여자께서 ‘비건 빵을 준비해줘서 좋다’고 말씀 주신 게 기억나네요. 이번 다과인 비건 소금빵은 중랑구의 비건 빵집 #빵꽃빵꽃 에서 주문했답니다. 맛도 좋고, 위가 편안한 비건 빵을 찾으신다면 빵꽃빵꽃에 들러보세요!
사실 담당자는 이번 워크샵 참여자를 모집할 때 조금 걱정을 했어요. 3월 참여자 모집 때보다 정원이 차는 속도가 느렸거든요. 이 귀한 금요일 저녁에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 함께할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워크샵 당일이 되자 눈 녹듯 사라졌어요. 일주일간 쌓인 피로에도 불구하고 신청해주신 분 전원이 참석해주셨다는 놀라운 사실! <자기방어훈련 워크샵>의 인기가 실감이 나는 한편, 여성의 안전을 사회 안에서 보장할 수 없어 개인이 노력해야 하는 현실에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짧은 스트레칭을 마치고 난 뒤 강사님 소개와 이론적인 설명을 먼저 들었어요. 양민영, 이효나 선생님이 소속된 ‘운동친구’는 여성이 소외되지 않는 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단체로, 자기방어훈련이나 러닝 등 다양한 운동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요.
최근에 ‘강남 납치 살인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지요. 양민영 선생님은 그 사건을 접하고 ‘과연 저 상황에서 대처를 할 수 있을까?’ 하며 막막하셨다고 해요. 당연히 해당 사건은 다양한 원인이 얽혀있어 개인 한 명에게 책임 소재를 돌릴 수 없는, 사회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런 소식을 접하는 이들은 막연하게 두려워 할 수밖에 없지요. 오늘 워크샵에서 우리가 거대한 구조 앞에서 무력해지기보다 각자의 눈앞에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언제 자기방어가 시작되어야 할까요?”
자기방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 개념’이라고 해요. 언제 방어를 시작해야 할지 아는 것이 필요하지요. 예를 들어, 100미터 밖에 있는 누군가는 나에게 해를 가하기 어렵지만, 당장 눈앞 1미터 앞에 있는 사람이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면 바로 해를 입게 돼요.
방어의 마지노선 거리는 1m라고 합니다. 약 두 팔 정도의 거리죠. 이보다 거리가 가까워지다가 한 팔 거리(약 50cm) 이내로 들어오는 경우는 두 가지예요. 굉장히 친밀한 관계거나 혹은 위협적인 상황이거나. 상대를 가장 강하게 가격할 수 있는 거리 역시 한 팔 거리라고 합니다. 그 거리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물론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예 가해자에게 가까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워크샵을 통해 위협 상황에서 안전하게 일어서는 방법, 상대가 통제하려고 할 때 벗어나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이 모든 기술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이에요. 많은 여성들이 문제 상황에서 순간을 회피하고 싶어 하지만, 시선을 상대에게 두는 것만으로도 훨씬 안전할 수 있습니다.
워크샵을 마치면서 다양한 질문들이 들어왔어요. 그 질문과 답변을 공유해요.
“추천하는 호신용품이 있는지?”
“호신용품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위험 상황에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 개중 추천하자면 소리가 크게 나는 제품이 낫다. 다른 사람들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호신술 강의를 듣다 보면 몸의 기능을 높이는 게 위협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남녀가 몸을 부딪히면서 하는 운동은 거부감이 든다. 혹시 해주실 말씀이 있을지.”
“움직임 기능이 높은 게 유리하기는 하다. 모든 방어는 긴장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그게 평소 익숙한 동작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모든 방어 기술을 익히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격투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도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맨몸운동으로도 가능하다. 코어 힘을 기른다든지, 몸에 힘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접촉에 대해 막연하게 거부감이 든다면 호신술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이 타인과 어느 정도까지 접촉할 수 있는지 체험해보는 것. 일회성으로라도 경험해보는 걸 추천.”
“한강에 앉아 있다고 가정했던 시뮬레이션에서 낯선 사람이 주변에 계속 어슬렁거리는 상황이라든지, 길을 알려달라고 하는 등 상대가 용건이 있는 경우에는 방어하기 어렵지 않을까?”
“대한민국 여성들은 자기검열을 많이 한다. 상대가 위험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조차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감을 믿어야 한다. 전문가가 사건·사고 사례를 분석했을 때 피해자들의 사전 직관(”왠지 그럴 것 같았다.“)이 맞을 때가 많다고 보고한다.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자신의 감을 믿고 자리를 피하거나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교육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공격적인 태도를 갖자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무조건 친절하거나 상대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경계를 세우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경계는 많이 세워도 지나치지 않다. 근거 없이 상대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자기검열이 더 위험하다. 그동안의 경험과 자신의 감을 믿어라.”
“상대와 두 팔 거리 이상 벌어지게 되면 뒤돌아 도망쳐도 되나?”
“그렇다. 도망은 최우선의 자기방어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도 소리를 크게 지르면서 도망쳐라. 큰 소리가 상대를 위축시킬 수 있다.”
모두에게 귀중한 금요일 저녁, <자기방어훈련 워크샵> 덕분에 알차게 보낼 수 있었네요. 참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서도 이날의 몸 감각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민영 선생님께서 워크샵 중에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우리가 빠져 나갈 수 없다고 여기는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겁이 나서 벗어날 의지를 갖지 못할 때마저도 분명 빠져나갈 길이 있다.” 어떤 상황에도 허점은 있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우리가 그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는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도 <자기방어훈련 워크샵> 2강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비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부는데요. 각지에 비 피해 없기를 바라며 후기 글을 마칩니다.
[자기방어훈련 참고 자료]
- [운동사이] K-치안? 자기방어 배우는 여성들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05693
- 남자를 이기는 유일한 무술, 주짓수 하는 언니들 https://youtu.be/jQj1aUlsb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