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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후기
작은책방461, 북클럽 1기 <넬라의 비밀약방> 여덟 번째 만남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3-04-13 14:53
조회
313
전날 모임을 알리는 단톡방에서부터 아쉬움이 묻어난 대화가 오간 북클럽1기 8번째 모임날이에요.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아쉬움과 설레임을 담아 아침에 만든 쑥떡과 따스한 차를 준비하고 모임원들을 기다립니다. 8주가 금방 지난 것 같은데 창 밖으로 보이는 계절의 변화가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네요.
‘넬라의 비밀 약방’의 마지막 순간은 참여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결말이 궁금해서 벌써벌써 다 읽은 건 모두가 아는 비밀이랍니다. “어느 새 마지막 시간이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갔어요.”, “아쉽네요.” 그러게요. 오가는 이야기들에 다들 공감하는 걸 보니 사람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8회차 오늘 참여자들이 뽑은 나를 붙잡은 문장들입니다.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들, 그 평생의 고통이 무덤에 쓸어 넣는 흙더미처럼 날 짓눌러 왔다. 하지만 숨을 쉬고 있는 바로 이 순간, 목덜미를 스치는 가벼운 미풍, 저 멀리 강 위에서 들리는 굶주린 물새들의 울음소리, 혀끝에 와닿는 짭짤한 소금맛은 내가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 문장을 3명이나 뽑아 오셨어요. 뽑은 문장은 같았지만 이유는 달랐답니다. 한 분은 이 문장을 읽으며 자신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고 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떨치지 못하는지 자신을 돌아보았다고 하셨어요. 마지막 한 분은 넬라의 목숨을 살린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구요. 참 신기하지요. 같은 문장에서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책 모임을 하면서 같은 부분을 읽어 왔는데 각자가 뽑은 문장이 모두 달라서 신기해하고 어떤 날은 오늘처럼 같은 문장을 여러 사람이 뽑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해 주셔서 신기해하곤 했답니다. 혼자 읽고 말았으면 느끼지 못했을 재미입니다.
“뭔가 다른 걸 하고 싶은데 못한다고요? 그걸 못하게 막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에요. 지금 뭘 하고 싶나요?”
이 문장도 두 분이 마음에 남는 문장으로 뽑아 오셨어요. 한 분은 결국 무엇인가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닐까 라고 하셨어요. 외부의 핑계를 대지만 많은 경우 장애물이 나 자신일 수 있다고 하셨는데 모두들 공감했어요. ‘~ 때문에 안 돼, ~ 때문에 지금은 할 수 없어’ 라고 했지만 이유는 나한테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한 분은 글을 적지는 못했지만 그냥 이 문장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네요. 그 마음을 알 것 같은 우리들의 느낌.
내가 한 일은 용감한 일이었어. 어쩌면 살짝 미친 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을 읽으며 살짝 미친 짓이 아니라 완전 미친 짓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야기하면서 다 같이 많이 웃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년 취급을 받았던 여성들 덕분 아니었을까 하면서요. 세상에 더 많은 미친년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약병은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어느 한 탐구의 종말과 또다른 탐구의 시작을 가져다 주었다. 이 약병은 갈림길에 서서 진실 혹은 마법을 받아들이는 대신 고통과 비밀을 던져 버리는 것을 의미했다. 동화처럼 저항할 수 없는 매혹적인 마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나는 약병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강물을 향해 던졌다. 약병이 호선을 그리며 강물 위로 날아가 부드럽게 퐁당 빠지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나지막한 파도가 약병을 집어삼키더니 한 줄기 잔물결이 바깥쪽으로 퍼져 나갔다. 엘리자의 약병, 나의 약병, 우리의 약병. 이 약병에 얽힌 진실은 내가 밝히지 않을 단 하나의 비밀로 남았다.
이 문장을 보면서 주인공들이 연결되었던 것처럼 본인이 이전 세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하셨어요. 성차별의 역사 속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 덕분에 오늘날 본인이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고도 하셨구요.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이 시공간을 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것처럼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한 사람의 선택이 다른 이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그 선택은 또 다른 상황을 만들고 그건 다시 다른 이에게. 그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8주, 두 달에 걸친 모임이 오늘로 끝이 났습니다. 한 번에 후르륵 읽고 끝날 수 있는 소설책을 아주 천천히 읽는 경험을 통해서 책 내용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경험을 하기를 바랐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었던 긴 여정을 재미있게 성실하게 함께 해 주신 북클럽 1기 참여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책과 함께 목요일을 보낼 수 있었어요.
북클럽 1기 참여자들이 남겨 주신 소감입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서 나의 이야기를 드러내었다는 것이 참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또 하고 싶어요.”
“책 한 권을 잘근잘근 씹어먹었다는 느낌, 제대로 소화해냈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혼자 읽었다면 줄거리만 대충 파악하고 끝났을 텐데 함께 읽어서 책 내용이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느껴졌어요.”
“혼자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배우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같은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걸 만들어 가는 게 좋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삶이 드러나는 부분도 많았고 그래서 배운 점이 있는 것 같다.”
북클럽지기도 정기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고 다른 분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모두들 공통적으로 혼자라면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고 생각과 경험이 넓어지는 게 좋았다고요. 참여자 중에 한 분은 여성주의 책 읽기 라는 말에 호기심으로 참여했는데 지금 당장 본인의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고 하셔서 모두의 응원을 받았답니다.
이번 북클럽1기는 참여자의 연령대도 여성주의에 대한 이해도 달랐지만 그래서 더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 앞에 가는 모든 이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떠올리며 북클럽은 조금 더 봄이 짙어지는 5월에 2기로 찾아올게요.
‘넬라의 비밀 약방’의 마지막 순간은 참여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결말이 궁금해서 벌써벌써 다 읽은 건 모두가 아는 비밀이랍니다. “어느 새 마지막 시간이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갔어요.”, “아쉽네요.” 그러게요. 오가는 이야기들에 다들 공감하는 걸 보니 사람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8회차 오늘 참여자들이 뽑은 나를 붙잡은 문장들입니다.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들, 그 평생의 고통이 무덤에 쓸어 넣는 흙더미처럼 날 짓눌러 왔다. 하지만 숨을 쉬고 있는 바로 이 순간, 목덜미를 스치는 가벼운 미풍, 저 멀리 강 위에서 들리는 굶주린 물새들의 울음소리, 혀끝에 와닿는 짭짤한 소금맛은 내가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 문장을 3명이나 뽑아 오셨어요. 뽑은 문장은 같았지만 이유는 달랐답니다. 한 분은 이 문장을 읽으며 자신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고 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떨치지 못하는지 자신을 돌아보았다고 하셨어요. 마지막 한 분은 넬라의 목숨을 살린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구요. 참 신기하지요. 같은 문장에서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책 모임을 하면서 같은 부분을 읽어 왔는데 각자가 뽑은 문장이 모두 달라서 신기해하고 어떤 날은 오늘처럼 같은 문장을 여러 사람이 뽑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해 주셔서 신기해하곤 했답니다. 혼자 읽고 말았으면 느끼지 못했을 재미입니다.
“뭔가 다른 걸 하고 싶은데 못한다고요? 그걸 못하게 막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에요. 지금 뭘 하고 싶나요?”
이 문장도 두 분이 마음에 남는 문장으로 뽑아 오셨어요. 한 분은 결국 무엇인가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닐까 라고 하셨어요. 외부의 핑계를 대지만 많은 경우 장애물이 나 자신일 수 있다고 하셨는데 모두들 공감했어요. ‘~ 때문에 안 돼, ~ 때문에 지금은 할 수 없어’ 라고 했지만 이유는 나한테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한 분은 글을 적지는 못했지만 그냥 이 문장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네요. 그 마음을 알 것 같은 우리들의 느낌.
내가 한 일은 용감한 일이었어. 어쩌면 살짝 미친 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을 읽으며 살짝 미친 짓이 아니라 완전 미친 짓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야기하면서 다 같이 많이 웃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년 취급을 받았던 여성들 덕분 아니었을까 하면서요. 세상에 더 많은 미친년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약병은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어느 한 탐구의 종말과 또다른 탐구의 시작을 가져다 주었다. 이 약병은 갈림길에 서서 진실 혹은 마법을 받아들이는 대신 고통과 비밀을 던져 버리는 것을 의미했다. 동화처럼 저항할 수 없는 매혹적인 마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나는 약병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강물을 향해 던졌다. 약병이 호선을 그리며 강물 위로 날아가 부드럽게 퐁당 빠지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나지막한 파도가 약병을 집어삼키더니 한 줄기 잔물결이 바깥쪽으로 퍼져 나갔다. 엘리자의 약병, 나의 약병, 우리의 약병. 이 약병에 얽힌 진실은 내가 밝히지 않을 단 하나의 비밀로 남았다.
이 문장을 보면서 주인공들이 연결되었던 것처럼 본인이 이전 세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하셨어요. 성차별의 역사 속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 덕분에 오늘날 본인이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고도 하셨구요.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이 시공간을 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것처럼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한 사람의 선택이 다른 이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그 선택은 또 다른 상황을 만들고 그건 다시 다른 이에게. 그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8주, 두 달에 걸친 모임이 오늘로 끝이 났습니다. 한 번에 후르륵 읽고 끝날 수 있는 소설책을 아주 천천히 읽는 경험을 통해서 책 내용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경험을 하기를 바랐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었던 긴 여정을 재미있게 성실하게 함께 해 주신 북클럽 1기 참여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책과 함께 목요일을 보낼 수 있었어요.
북클럽 1기 참여자들이 남겨 주신 소감입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서 나의 이야기를 드러내었다는 것이 참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또 하고 싶어요.”
“책 한 권을 잘근잘근 씹어먹었다는 느낌, 제대로 소화해냈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혼자 읽었다면 줄거리만 대충 파악하고 끝났을 텐데 함께 읽어서 책 내용이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느껴졌어요.”
“혼자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배우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같은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걸 만들어 가는 게 좋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삶이 드러나는 부분도 많았고 그래서 배운 점이 있는 것 같다.”
북클럽지기도 정기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고 다른 분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모두들 공통적으로 혼자라면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고 생각과 경험이 넓어지는 게 좋았다고요. 참여자 중에 한 분은 여성주의 책 읽기 라는 말에 호기심으로 참여했는데 지금 당장 본인의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고 하셔서 모두의 응원을 받았답니다.
이번 북클럽1기는 참여자의 연령대도 여성주의에 대한 이해도 달랐지만 그래서 더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 앞에 가는 모든 이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떠올리며 북클럽은 조금 더 봄이 짙어지는 5월에 2기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