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우울, 함께 돌보는 중랑마을 만들기' 자기돌봄워크숍 ‘몸’ 4050그룹 후기
8월 24일 저녁 40-50대 그룹의 자기돌봄워크숍; 몸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워크숍 전날 너무 많은 비가 내리고 당일에도 많은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도 그치고 참여자들도 모두 빠짐없이 참석해 주셨답니다.
오늘의 워크숍은 홍세희(한국소매틱연구교육원 사무국장)님이 주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쉼’의 시간으로 워크숍을 시작했는데요,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고 누우라고 하니 참여자들이 다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쑥스러워하며 괜스레 웃기도 하시구요.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내가 누워 있는 바닥과 몸의 접촉, 공간을 느껴 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들 곧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셨어요. 누워 휴식을 취하는 참여자들에게 다가가서 선생님들이 몸이 잘 정렬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아 주기도 하고 정성스럽게 터치를 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해 보였던 참여자들의 자세가 점차 편안해지는 것이 보입니다.
누워 있는 바닥을 통해 나의 몸을 감각을 깨우는 시간을 가집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고 몸 안에서 느껴지는 것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어요. 선생님들의 손길이 너무 따뜻하고 정성이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위로받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에너지가 몸 이곳저곳으로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선생님의 손길을 받으면서 갑자기 죽는 순간이 떠올랐는데.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나를 이렇게 만져주고 씻겨 주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하루종일 일이 많아서 머리가 아픈 상태로 와서 누워 있는데도 계속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선생님 손길에 놀라기도 했지만 온기가 전달되면서 편해졌어요. 등을 만져 주실 때는 엄마가 정성스럽게 만져 주던 느낌이 떠올랐어요.”
“손길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어서 놀랐어요. 태아 자세로 누워 있는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어요. 너무 정성스럽게 나를 안아주는 느낌이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쉼’의 시간이 지나고 참여자들이 나눈 이야기입니다. 모두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색했지만 곧 너무 편안해졌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 참여자들은 선생님들의 손길에 위로를 받았다는 말씀을 유난히 많이 해 주셨는데요, 몸에 마음의 경험이 남는다는 말을 생각하면 오늘 위로가 좋은 경험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내가 무엇을 체험하는가, 느끼는가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고 하셨어요. 우리의 몸은 모두 다르고 삶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지요.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신이 체험한 것을 믿지 못하고 내 생각이 누군가와 다르면 내 생각을 의심합니다. 스스로 감각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내 몸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 다음은 걷는 행위를 통해 몸의 움직임과 변화를 살펴 봅니다. 걸으면서 내 몸이 감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순간순간 몸의 변화를 기억합니다. 걷는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협력을 생각해 봅니다. 걸으면서 이렇게 내 걸음에 집중해 본 적이 있었나 생각합니다. 천천히 걷기도 하고 빨리 걷기도 하고 지그재그로 걷기도 하면서 공간을 경험하고 내 몸의 움직임을 경험합니다.
다음으로 팔의 움직임을 함께 찾아보기로 합니다. 몸을 탐구하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협력’에 집중합니다. 짝궁과 함께 날개뼈와 어깨, 팔의 위치, 움직임을 따라가 봅니다. 날개뼈, 어깨, 팔을 만지고 움직여 보면서 그 동안 생각도 해 보지 못한 ‘협력’을 알아차립니다. 가벼운 터치인데도 뼈의 감각이 자극되면서 마사지를 받는 것처럼 시원해지는 효과를 경험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우리의 몸의 구조를 알면 움직임이나 감각이 확장됩니다.
짝궁의 리드를 받으며 팔을 움직여 봅니다. 공간을 사용하고 다양한 동작으로 움직여 봅니다. 이 때 중요한 건 짝궁에 대한 배려입니다.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짝궁이 움직임을 넓게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이후에는 서로 손을 맞대고 서로를 배려하며 팔을 움직여 봅니다. 이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사람의 동작 하나하나가 어찌 보면 아름다운 춤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동작을 마친 후 바닥을 느끼며 걸어 다녀 봅니다. 내가 머물고 싶은 곳에 멈추어 그 공간을 느끼며 팔을 움직여 봅니다. 혼자 움직이고 다시 다른 사람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 함께 움직임을 만들어 냅니다. 함께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가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동작을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워크숍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나누었어요.
“쑥스러웠지만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너무 따뜻하고 다정하고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요.”
“처음 시작할 때 발의 따듯함이 마지막에는 등의 따듯함으로 마무리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어린애가 된 듯 몸으로 놀아본 경험을 했네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3시간 동안 온전히 내 몸에 집중해 본 경험은 처음이에요. 자연스럽지 않았어요. 내가 타인을 너무 의식하며 살고 있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선생님들이 따듯하게 만져 주셨을 때 눈물이 낫어요. 위로가 되어서.”
“평소에 스스로 자유분방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자유롭게 움직이라고 하니 자유로운 움직임이라는 틀을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그 동안 몰랐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출발점이 될 것 같아요.”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어여. 너무 우울하고. 내가 나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도. 그래서 혼자 구석에서 움직였고 누가 옆으로 오는 것도 싫었구요. 그렇지만 여기 오신 분들이 다 따듯하고 좋은 분들이라. 따듯한 온기를 느껴서 좋았어요.”
“몸이 무겁고 내 몸이 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작하면서 좀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어릴 때 자유롭게 움직이던 경험이 떠오르면서 나는 왜 스스로를 몸에 가두고 있을까? 자유롭지 못할까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는데 하다보니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기분. 좋아하는 사람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워크숍을 정리하면서 홍세희 선생님은 “자유란 새로운 경험 아닐까요? 우리의 몸은 기억하는 힘이 있어요. 작은 자극을 통해서도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몸이 해방감을 느끼도록 자신의 몸을 믿고 자신의 감각을 믿고 자유롭게 움직여 보세요.” 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따듯하고 위로가 되는 경험으로 바뀌어 다행입니다. 홍세희 선생님의 말씀처럼 내 몸의 감각을 믿고 좀더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내 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마지막은 말하기 워크숍입니다.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우울한 감정의 아래 숨어 있는 진짜 내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예정입니다. 다음 후기로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