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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알림장14-보고, 퍼뜨리고, 돈 버는 구조를 끊으려면
성평등알림장
작성자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작성일
2026-08-26 12:05
조회
44

14. 보고, 퍼뜨리고, 돈 버는 구조를 끊으려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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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알림장14 <보고, 퍼뜨리고, 돈 버는 구조를 끊으려면>
- 2026년 8월 26일 (수) 발행 -
카드 1. 또 다시, 불법촬영
8월 24일, 가발과 선글라스로 위장한 채 캐리비안 베이 여자 탈의실에서 불법촬영을 한 2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 아닌가요? 사람만 달라질 뿐, 불법촬영 사건은 비슷한 방식으로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피해 역시 촬영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영상 하나를 삭제해도 다른 사이트에 다시 올라오고, 사이트 하나를 차단해도 새로운 주소가 생겨납니다. 그 사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2019년 2,087명에서 지난해 1만637명으로 6년 사이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왜 불법촬영과 그 피해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걸까요?
카드 2. 이제는 ‘유통 구조’를 끊는다
지난 7월 카드뉴스를 통해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 발족 소식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협의체가 마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왔습니다. 지난 20일,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은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불법촬영물을 발견할 때마다 삭제하고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기존 대응에서 나아가, 불법촬영물이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자체를 끊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카드 3. 삭제하고 차단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는 피해 성착취물을 삭제하고 불법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이트들은 주소를 바꾸거나 VPN 등 우회 기술을 이용해 차단을 피해왔습니다. 정부가 지난 8년간 수집한 불법사이트 3만4,628개를 분석한 결과, 약 20%인 6,683개가 여전히 접속 가능했습니다. 일부 사이트는 국내에서 차단된 뒤에도 주소를 바꿔가며 3~7년 동안 운영을 이어갔습니다.
카드 4. 한국인 관련 영상만 215만 개
현재 접속 가능한 사이트 가운데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한국 관련 카테고리를 둔 곳은 1,316개였습니다. 이곳에 올라온 한국인 관련 성착취 영상은 215만 개로 추정됩니다. 일부 영상에는 피해자의 이름과 직업, 연락처 등 신상정보까지 함께 게시됐습니다. 한 사이트에서는 한국인 성착취물이 10분 간격으로 새롭게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카드 5. 불법촬영물이 ‘돈’이 되는 구조
불법사이트가 끊임없이 생겨나는 배경에는 수익 구조도 있습니다.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이 이용자를 끌어모으면, 도박·성매매 등의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조사된 사이트에는 평균 34.7개의 광고가 게시돼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운영자가 사이트당 최소 연 2억 원의 범죄수익을 얻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경찰이 검거한 불법사이트 117곳의 총수익은 304억 원에 달했습니다.
카드 6. 사이트도 막고, ‘돈줄’도 끊는다
그래서 정부는 불법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게재를 제한하고 범죄수익을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처벌 방식도 바꿀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운영자를 불법촬영물 유통의 ‘방조범’으로 처벌해왔다면, 앞으로는 도박장 개설죄처럼 불법사이트를 개설·운영하는 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처벌하는 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경찰도 4개 시·도경찰청에 전담 수사팀을 꾸려 운영자 검거에 나섭니다.
카드 7. AI 추적부터 ‘합법적 해킹’까지
사이트 주소를 계속 바꿔 차단을 피하는 ‘도메인 셔틀링’에는 AI 기술을 활용합니다. 주소 변경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불법사이트를 자동으로 찾아내고 신속하게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에 직접 접근해 수사 단서를 확보하고 원본 데이터를 삭제하는 ‘능동적 방어 제도’, 이른바 합법적 해킹 도입도 검토합니다.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사이트에는 해외 호스팅·CDN 사업자와의 공조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카드 8. 구조를 바꾸는 것과 함께 필요한 것
이번 대책의 중요한 변화는 디지털성범죄 대응의 초점을 ‘불법촬영물을 얼마나 빨리 삭제할 것인가’에서 ‘불법촬영물이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돈이 되는 구조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로 옮겼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불법사이트가 유지되는 데에는 성착취물을 찾고, 보고, 공유하고, 소비하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법과 제도로 유통과 수익 구조를 차단하는 것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타인의 권리와 존엄을 존중하고 성착취물을 보지 않고, 공유하지 않고, 소비하지 않는 디지털 시민성이 필요합니다. 디지털성범죄를 멈추는 것은 제도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디지털 시민이 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