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중랑을 위해 마을과 함께 활동하고 연대하는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
프로그램 후기
양육자를 위한 <그림책으로 만나는 성평등> 2강 후기
4월 26일 수요일에 진행한
‘그림책으로 만나는 성평등’ 두 번째 시간.
한국 그림책 서사를 살펴보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은 주로 남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보다 동물이 주인공인 경우가 더 많고요.
교과서 안에서도 남성이 주인공인 문학이 실린 비율이 높다고 해요.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그림책 속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어서 성인지감수성이 필요한 그림책들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코끼리나 토끼, 호랑이 같은 비인간동물에 성별 고정관념이나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부여해 표현한 그림책, 정상가족신화를 그대로 답습한 그림책, 획일화 된 몸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성적대상화가 담긴 그림책들은 성인지 감수성을 지니고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겠지요.
“그림과 서사가 함축하고 있는 성별고정관념과 편견은
의도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각인되고 내재화됩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서
그림책을 볼 때도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그림책이란, 성평등 그림책이란 무엇일까요?
본격적으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강의 내용 일부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담은 책
공동육아의 일상을 그린 책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여성의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습니다”
일하는 엄마들의 일상과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이 모험하는 내용을 담은 책 참고 도서: 『가시내』, 『노를 든 신부』, 『검은 새』
다시 쓰고 그린 옛이야기들을 담은 그림책
옛날이야기에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계모에 대한 편견이 담긴 이야기나 수동적인 여성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이요.
그런 이야기들을 새롭게 해석한 그림책들입니다.
참고 도서: 『방긋 아기씨』, 『무서운 이야기』, 『할머니의 용궁여행』
성별 고정관념 이미지를 벗어난 책
남성이 지닌 섬세함을 표현한거나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
참고 도서: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사회의 시선과 맞서는 이야기 참고 도서: 『최고 빵집 아저씨는 치마를 입어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
『나는 엄마가 둘이래요』, 『따로 따로 행복하게』, 『누가 진짜 엄마야?』, 『스텔라네 가족』
획일화 된 여성의 몸 이미지 벗어나기
성적대상화되거나 획일화된 몸이 아닌 여성의 몸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표현되는 책들.
참고 도서: 『장수탕 선녀님』
솔직하고 유쾌한 성교육 참고 도서: 『엄마가 알을 낳았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요?』
타인에 대한 경계와 존중을 배우고 거절을 표현하고 수용하는 연습할 수 있는 책
참고 도서: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 『왜, 먼저 물어보지 않니?』, 『싫다고 말하자!』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진 이후 성평등 그림책을 함께 읽는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로 『할머니의 여름휴가』를 함께 읽습니다.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책을 함께 읽은 후 기억나는 장면과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지만 첫 장면에 나온 시골에 있는 할머니 집이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할머니가 강아지와 바다에서 함께 노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저의 반려동물이 떠올랐어요.”
“바다를 표현한 색감을 보면서 스트레스도 풀리는 느낌이었고 감상하며 봤습니다.”
“손자가 할머니에게 소라 껍데기를 주며 바다 소리를 듣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으로 인해 할머니의 여름휴가가 시작되니까요”
“모래를 표현한 장의 촉감이 정말 모래 같아요. 이 그림책은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점이 좋았어요.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소라’라는 매개체를 통해 바다로 가는 게 상상력이 너무 좋았어요.”
공간이 가거나 위로가 됐던 장면,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선탠은 보통 젊은 여성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선탠을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그런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함께 읽을 두 번째 책은 『물이 되는 꿈』입니다.
아코디언 북인 이 책은 처음에는 한 장씩, 마지막으로 전체를 펼쳐서 읽기로 합니다.
수중 재활치료를 받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책은 펼쳐보면 전체가 이어진 하나의 그림입니다.
물 안에서 몸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고 상상을 펼쳐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도 줄여갈 수 있습니다.
주인공 외에 다른 등장인물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림책의 장점은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를 관찰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은 소감과 수업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오늘의 강의를 종료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긴장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지난 시간에는 못 왔지만 오늘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좋았습니다.”
“예쁜 색감이 있는 그림책을 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난 느낌이 들었어요.”
“물 속에 온갖 자연이 다 담겨 있어서 저도 푹 빠진 듯 했어요.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숨은그림찾기를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글자가 전하지 못하는 여운을 그림이 전해주는 것 같았어요. 여운이 남는 수업입니다”
강의를 맡아주신 박차영 초록상상 성평등 활동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공유하며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림책은 그대로 하나의 문학 장르입니다. 그림과 글이 서로 소통하는 문학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그림책에 대한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성평등 그림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